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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판결 100일, 기업 63.5% “경영 부담 커졌다”

대기업은 소송 확산, 중소기업은 상여금 변경…임금격차 확대 현실화

통상임금 판결 100일, 기업 63.5% “경영 부담 커졌다” - 산업종합저널 동향

대법원이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는 판결을 내린 지 100일. 기업 10곳 중 6곳이 경영상 압박을 체감하고 있으며, 대기업은 소송 대응에, 중소기업은 상여금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건부 상여금 제도를 운영 중인 기업 17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통상임금 판결 100일 기업 영향 및 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3.5%는 통상임금 관련 부담이 경영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었다.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의 요건 중 ‘고정성’을 삭제하면서, 재직 조건이 붙은 상여금과 수당까지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법적 기준이 확립됐다.

판결 이후 기업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노조와 퇴직자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중소기업은 상여금을 식대·교통비로 전환하거나 현물로 지급하는 방식까지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 A사의 인사팀은 “퇴직자 수천 명이 퇴직금 재산정 소송을 준비 중이며, 판결 취지를 따르다 보면 인건비만 계속 불어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통상임금 판결 100일, 기업 63.5% “경영 부담 커졌다” - 산업종합저널 동향

중소기업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제조업체 B사는 명절 상여금 대신 선물 지급 방안을 검토 중이며, C사는 정기 상여금을 기타 복리후생 항목으로 바꾸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기 상여가 많은 업종일수록 대응이 쉽지 않다”며 인사 현장의 혼란을 전했다.

통상임금 산입으로 인한 임금 인상률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양상이다. 대기업 응답자 중 55.3%는 임금이 5% 이상 늘었다고 답했으며, 중소기업에서는 이 비율이 25%에 불과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43.4%는 임금이 2.5% 이내로 오르는 데 그쳤다고 응답했다.

이와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조치를 강구 중이다. 응답 기업의 32.7%는 임금 인상 자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고, 24.5%는 정기상여금 축소 또는 대체를 추진하고 있었다. 초과 근로시간 단축(23.9%), 신규 인력 감축(18.9%), 성과급 전환(17.0%) 등도 주요 대응 방안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기업도 21.4%에 달했다.

법적 위험도 여전히 잠재돼 있다. 노동계는 올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산입범위를 주요 쟁점으로 삼을 계획이며, 대기업 노조들의 소송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동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현행 임금체계로는 계속되는 분쟁을 피하기 어렵다”며 “구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전반의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올해 가장 우려하는 노동 이슈로는 ‘최저임금 인상’(47.2%)이 가장 많았고, ‘중대재해처벌법 판결’(35.2%), ‘주4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34.0%)이 뒤를 이었다. ‘60세 이상 고용 연장’과 ‘노동입법 편향’도 각각 19.5%를 기록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지금은 고강도 혁신이 필요한 시점인데, 통상임금 판결까지 겹치며 중소기업이 이중의 부담을 겪고 있다”며 “근로조건 결정은 노사합의라는 기본 원칙 하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은철 기자 기자 프로필
허은철 기자
echheo@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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