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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환율 카드’…달러 약세 유도 땐 한국 수출 직격탄

“마러라고 합의 현실성 낮지만 주의 필요…원/달러 10% 하락 시 수출 0.25%↓, 수입 1.31%↑, 생산비용은 3% 절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후 고율 관세정책을 밀어붙이며 ‘환율’을 다음 협상 카드로 꺼낼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1985년 플라자합의를 모델로 한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 구상이 거론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환율 충격파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환율 카드’…달러 약세 유도 땐 한국 수출 직격탄 - 산업종합저널 동향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31일 국가별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무역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후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제시한 ‘마러라고 합의’는 관세와 안보 보장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통화 협정이다. 미국의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제조업 부진이 ‘달러 고평가’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에서 나온 발상으로, 실현될 경우 원/달러 환율 급락이 불가피하다.

다만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과 EU 등 주요국이 통화 절상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를 감수할 가능성이 낮고,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이 통화 협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규모가 1985년의 6배로 커졌고, 미국 국채의 57%를 민간이 보유한 점도 정부 주도 개입의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문제는 ‘합의 불발’ 시에도 미국이 각국에 통화가치 절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트럼프 2기 달러 약세 시나리오 점검 및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0.25% 감소하고 수입은 1.31%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은 원화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 기준 수출가격을 인상하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물량 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수입 측면에서는 원자재 환산 가격이 낮아져 긍정적 효과도 있다. 환율이 10% 떨어지면 평균 생산비용이 3.0% 줄어들고, 특히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석탄·석유제품(7.2%), 1차 금속제품(6.0%) 등에서 절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전반에서는 평균 4.4%의 원가 절감 효과가 확인됐다.

더 큰 리스크는 환율 변동성이다. 분석 결과, 환율 변동성이 1%포인트 확대될 경우 수출 물량은 1.5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수출계약이 지연되고 환헤지 비용이 늘어나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이 환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마러라고 합의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미국이 주요국에 통화가치 절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통화스와프 확대 등 외환시장 안정장치를 강화하고 수출기업의 환헤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환변동보험, 정책금융, 한시적 세제 감면 등 취약 업종 맞춤형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원화 절상이 이어질 경우 미국 수입업체들의 수출단가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자동화·디지털 전환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 기업 차원에서도 환헤지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현지 조달 및 생산체계 재편으로 환노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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