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중소·중견 제조기업 가운데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곳은 5분의 1 수준에 그쳤고, 인공지능(AI) 기반 제조기술을 적용한 기업은 0.1%에 불과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 발표한 ‘제1차 스마트제조혁신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중견 제조기업 16만3천273개 사 중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3만1천782개 사(19.5%)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에 한정하면 도입률은 18.6%로 더 낮았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도 두드러졌다. 중견기업은 85.7%가 스마트공장을 운영 중인 반면, 중기업은 54.2%, 소기업은 28.5%, 소상공인은 8.7% 수준에 그쳤다. 규모가 작을수록 도입률이 급감했다.
도입 기업의 스마트공장 수준도 대부분이 초기 단계에 머물렀다. 도입 기업 중 75.5%는 기초 수준에 해당했으며, 중간 이상 수준에 도달한 비율은 중견기업 40.3%, 중기업 29.0%, 소기업 22.6%, 소상공인 19.6% 순이었다.
스마트공장 구축에 필요한 평균 비용은 11억3천만 원으로, 중소기업은 평균 7억5천만 원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입 자금의 절반 이상(56.9%)은 자체 조달했으며, 자체 구축 시에는 평균 8억1천만 원이 투입됐다.
스마트공장 도입 방식은 외부 전문기업의 솔루션을 활용한 비율이 46.4%, 자체 인력 활용이 45.9%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가장 많이 도입된 기술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76.3%)였으며, 제어컨트롤러(16.9%), MES(생산관리시스템, 14.4%)가 뒤를 이었다.
활용도 면에서는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드웨어(90.5%), 제조데이터(89.7%), 소프트웨어(83.1%) 등 모든 요소의 활용률이 80%를 넘었다. 주요 활용 분야는 생산관리(42.2%), 전략수립(26.3%), 재무관리(10.7%) 등이었다.
제조데이터 수집은 도입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체 제조기업 중 60.8%가 제조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52.1%)이 실제 분석을 수행 중이었다. 특히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의 경우, 92.4%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중 74.0%가 분석을 실시하고 있었다.
반면 제조AI의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전체 제조기업 가운데 제조AI를 실제 도입한 비율은 0.1%에 불과했고, 도입 계획이 있는 기업도 1.6%에 그쳤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 중에서도 AI 기술을 도입했거나 계획 중인 기업은 5.2%에 그쳤다.
인력 현황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기업당 평균 종사자 14.7명 가운데 스마트공장 관련 인력은 5.4명(36.7%) 수준이었다. 관련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 곳은 19.5%, 교육 예산을 별도로 편성한 기업은 6.6%에 그쳤다. 인력 확충 계획이 있는 기업은 14.5%였으며,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비용 부담(47.1%)으로 파악됐다.
중소벤처기업부 권순재 제조혁신과장은 “이번 조사는 중소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현주소를 공식적으로 진단한 첫 실태조사”라며, “스마트공장 도입률이 19.5%에 그치고, 대부분이 기초 수준에 머무른 점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스마트공장 보급을 지속 확대하고, 지역 단위 제조AI센터 구축과 AI 전문기업 육성 등을 통해 제조 디지털전환(DX)과 자율화 전환(AX) 기반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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