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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중기부 예산 16.5조 확정… ‘회복’ 넘어 ‘성장’으로 기조 전환

중소기업 R&D 사상 최대 2.2조, 소상공인 ‘기업가형’ 전환 본격화

‘회복’이라는 이름 아래 버텨온 경제 하부 구조에, 정부가 ‘성장’이라는 이름의 연료를 붓기 시작했다. 16조 5천억 원 규모의 중기부 예산은 단순한 확대가 아니다. 경기 침체로 침잠한 산업 기반에 다시 호흡을 불어넣고, 그 안에서 자생적으로 시장을 열어갈 주체들을 키우겠다는 선언이다. 예산은 구조적으로 재배치됐고, 그 안에는 기술, 사람, 상생이라는 세 단어가 중심축으로 새겨졌다.
2026년 중기부 예산 16.5조 확정… ‘회복’ 넘어 ‘성장’으로 기조 전환 - 산업종합저널 정책

눈에 띄는 변화는 ‘기술’에 대한 대대적인 재투자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산 삭감의 단골 메뉴였던 중소기업 R&D 분야가 다시 중심으로 복귀했다. 무려 2조 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른바 ‘돈 되는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은 기술을 무기로 살아남은 중소기업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창업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패키지, 글로벌 유니콘을 키우기 위한 유니콘 브릿지 등은 한국 벤처생태계를 글로벌 레벨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를 읽게 만든다.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자금을 배분하겠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접근으로 평가할 만하다.

소상공인 정책에서도 기조는 분명하다. 단순 생계지원에서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으로의 전환이다. 한때 전국을 덮었던 폐업 도미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살아남은 자들에게 성장의 사다리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점포철거비를 확대 지원하고, 재취업과 재창업을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반성으로 읽힌다.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상권 르네상스 2.0’과 같은 기존 프로그램도 예산을 늘려 상권 단위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단지 전통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수준이 아니라, 상권을 하나의 생태계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눈여겨볼 것은 이 모든 예산 항목들이 고립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스마트공장 확대와 AI 전환은 단순히 디지털화가 아니다. 제조업의 근간을 바꾸는 시도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예산까지 붙이면서 협력 기반의 혁신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대기업-스타트업이 함께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 생태계 전체를 단일 선순환 고리로 묶겠다는 구상이며, 각종 기금이 그 고리의 동력이 된다.

이번 중기부 예산안이 갖는 상징성은 뚜렷하다. 경기 회복이라는 방어적 목표를 넘어서,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예산이 늘어났다고 이 흐름이 지속될 수는 없다. 정교한 사업 설계와 현장성과에 기반한 정책 집행이 관건이다. ‘정책이 아닌 사업’, ‘사업이 아닌 투자’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예산은 숫자에 불과하지만, 그 숫자에 어떤 의미를 입히느냐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정부가 던진 16조 5천억 원의 질문에, 현장과 시장이 어떻게 대답할지는 앞으로 1년간 이 예산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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