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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재정으로 말하는 나라… 이제 '산업 설계'에 답할 차례다

2026 예산 727.9조, 산업 체질 개선에 방점… '민간 주도' 한계 넘을 '국가 기획' 시급

[데스크칼럼] 재정으로 말하는 나라… 이제 '산업 설계'에 답할 차례다 - 산업종합저널 정책
산업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 예산은 곧 전략이다. 올해 정부가 확정한 2026년 예산안은 총 727조 9천억 원이다. 숫자 자체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안에서 무엇을 늘리고, 무엇을 줄였는가다. 산업과 경제 분야에만 3조 원 넘게 증액했다. 예산을 '지출'이 아니라 '설계'로 보자는 목소리에 정부도 응답한 셈이다.

올해 예산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산업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 그것도 국가 기획 차원에서다.

AI,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자율주행. 누구나 중요한 줄은 안다. 하지만 민간이 알아서 움직이기엔 위험이 너무 크고, 속도는 너무 느리다.

정부는 자율주행차 실증도시 조성에 618억 원을, AI 인재 채용 지원에 140억 원을,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 조성에 500억 원을 편성했다. 주목할 점은 사업이 아니라 기반을 짓는다는 점이다. 실증, 플랫폼, 인프라. 이건 민간이 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가 산업에 손을 대면 관치경제라 비판받던 시절은 지났다. 지금은 국가가 먼저 길을 깔지 않으면 민간도 움직일 수 없다. 그게 지금의 기술 전환기다.

예산을 보면, 정부는 지역 경제를 단순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실험장으로 삼고 있다. 전북, 경남, 광주, 대구 등 AX 예산이 들어간 지역들이다. 광역별로는 AI 메타팩토리, 정밀제어 행동모델, 바이오 AX 공정 등이 이름을 달리해 들어갔다. 처음으로 지방이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이 된 셈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말은 낡았다. 지금 필요한 건 지역 주도의 산업 전략이 작동하는 구조다.

예산은 국민 세금으로 짜는 것이다. 많이 푼다고 다가 아니다. 이제는 어디에, 어떤 설계로 쓰는지가 핵심이다.

이번 예산의 의미는 총액이 아닌 방향성에 있다. 단기 효과보다 장기 경쟁력을 택했고, 수도권 중심이 아닌 지역 혁신을 지원했으며, 산업 전체보다 구조 전환이 필요한 부문에 집중했다. 이 모든 흐름은 산업을 재설계하는 관점에서 읽혀야 한다.

예산안이 아무리 좋아도 현장에서 안 쓰이면 전시성 지출이 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전체 세출 예산의 75%를 배정한다고 밝혔다. 계획은 빠르지만, 실행이 따라야 한다. 각 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이 이 설계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제로 산업의 뼈대를 다시 짜야 한다.

국가가 어디에 힘을 주고 있는지는 그 나라의 예산을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대한민국은 AI, 에너지, 지역에 베팅했다. 이제 그 답은 산업현장이 줄 것이다. 예산은 방향이다. 산업은 속도다. 이제는 속도에 맞게 길을 닦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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