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한민국은 '현실적인 생존'과 '확실한 즐거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돋보인 한 해였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실용적인 정보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한편, 영화·음악 등 K-콘텐츠를 통해 위안을 얻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4일, 2025년 한 해 동안 국내 사용자들의 검색량이 전년 대비 급증한 키워드를 분석한 ‘2025년 올해의 검색어(Year in Search)’를 발표했다. 이번 데이터는 단순 검색량이 아닌 전년 대비 증가 폭을 기준으로 집계돼 한국 사회의 관심사 변화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내 삶에 도움되는 정보 찾자"… 실용적 탐색의 해
올해 검색 트렌드의 핵심은 정치, 경제, 사회 이슈에 대한 '능동적 탐색'이었다. 특히 생활 지원 제도와 경제 정보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상생페이백',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가계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지원 정책 키워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치·법률 분야에서는 '2025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등 선거 관련 키워드와 함께 '파기환송', '파면' 등 법률 용어 검색이 늘어 복잡한 사회 이슈를 정확히 이해하려는 사용자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또한 '유심 교체 방법', 'KT 소액 결제 차단 방법' 등 디지털 환경에서의 위험 관리와 예방을 위한 검색도 일상화됐다.
글로벌 휩쓴 K-콘텐츠… 음악·영상 넘어 '문화'로
K-콘텐츠는 올해도 국내외 검색어 상위권을 휩쓸며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영화 부문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등이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에서는 '폭싹 속았수다', '환승연애4' 등 공감형 콘텐츠가 주목받았다. 음악 분야는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안무 영상, 챌린지 참여 등으로 소비 방식이 확장됐으며, '골든(헌트릭스)', 'APT.(로제 & 브루노 마스)' 등이 검색을 주도했다.
특히 글로벌 트렌드에서도 K-콘텐츠의 위상은 공고했다. 미국 '올해의 검색어'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도 한국 관련 키워드가 상위권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AI, 호기심 넘어 '필수 도구'로 진화
2025년은 AI가 대중의 일상 속에 깊이 파고든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AI 툴 카테고리에서는 '제미나이(Gemini)' 등 대화형 AI 모델이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검색, 번역, 글쓰기, 이미지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이 늘었으며, '나노바나나' 같은 이미지 생성 기능과 개발자 도구인 '구글 AI 스튜디오'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AI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직접 배우고 창작에 적용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실은 똑똑하게 버티고, 즐거움은 확실하게"
각 분야 전문가들은 올해 검색어 트렌드를 '변화에 대한 적응'과 '새로운 즐거움의 추구'로 요약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치·경제적 불안 속에서도 '생활의 도파민'을 찾는 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순환했다"며 "이는 번아웃을 넘어선 '토스트 아웃' 수준의 피로감을 반영하는 동시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크리에이터 타일러 라쉬는 "소비쿠폰 같은 생존형 키워드와 챌린지 같은 도파민 키워드가 공존하는 것은 한국 특유의 '스마트한 에너지 배분' 전략"이라며 "현실은 똑똑하게 버티고 즐거움은 확실하게 챙긴 한 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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