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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계 “규모 기준 지원 한계”… 기여도 중심 정책 전환 촉구

"획일적 규모 기준이 '피터팬 증후군' 유발"

중견기업계 “규모 기준 지원 한계”… 기여도 중심 정책 전환 촉구 - 산업종합저널 동향

정부의 기업 지원 정책이 '규모'라는 획일적 잣대에 갇혀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견기업계는 매출액 등 단순한 외형 기준 대신 투자와 고용 등 실질적인 '경제 기여도'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중견기업학회는 지난 12일 서울 FKI타워에서 '2025년 동계 학술대회'를 열고 현행 기업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규제와 정책 지원 기준이 규모에 고정되면서 기업들이 성장을 주저하는 '피터팬 증후군'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에 따르면 국내 전체 기업 중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이 담당하는 매출은 전체의 15.2%, 고용은 13.6%에 달한다. 소수의 기업이 국가 경제의 허리를 떠받치고 있음에도, 정책 설계는 여전히 '작은 기업 보호'에만 치중돼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견기업 수가 2013년 3,846개에서 2023년 5,868개로 증가했으나, 이면에는 중소기업으로 회귀하거나 진입 자체를 회피하는 사례가 공존한다"며 "성장 이후 불이익을 받는 구조가 고착화된 탓"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도 '성과 중심'의 정책 재설계를 주문했다. 김민호 KDI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R&D 보조금 중심 정책은 고성장 기업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투자, 고용, 연구개발 실적에 기반한 조세 혜택으로 전환해 기업별 성장 요인에 맞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 개편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구성권 명지전문대 교수는 "공평성에 매몰된 현재의 세제 기준을 경제 성장과 자원 배분 효율성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조세특례를 기업 규모가 아닌 투자와 고용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옥 신용보증기금 센터장은 성장 잠재력 기반의 금융 지원 체계 강화 현황을 공유했고, 김지평 김앤장 변호사는 기업 합병 시 이사의 주주 보호 의무와 관련한 법리적 쟁점을 짚으며 법제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곽관훈 한국중견기업학회 회장은 "중견기업은 단지 규모가 애매한 중간 단계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며 "장기적인 성장 전략 수립을 위한 실증 연구와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중견기업계는 향후 정책 논의의 초점을 정태적 규모 기준에서 동태적 기여도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 연 매출이 아닌 일자리 창출, 수출 실적, 기술 혁신, 지역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원이 단절되지 않는 '성장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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