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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진짜 범인은 ‘생산성 쇼크’, 모두 살리려다 다 죽는다…

KDI “인프라 위주 균형발전론의 참패… 지방 제조업 몰락이 인구 유출 주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지난 수십 년간 정부가 국토 균형발전을 외치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어 도로를 닦고 혁신도시를 지었지만, 수도권 블랙홀 현상은 오히려 심화됐다. KDI는 그 원인을 진단하며 기존 정책의 한계를 강하게 지적했다.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린 건 지방이 불편해서가 아니라, 지방의 ‘돈 버는 힘(생산성)’이 바닥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고발했다. 인구 분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안락한 인프라가 아니라, 비정한 ‘선택과 집중’뿐이라는 결론이다.
지방 소멸, 진짜 범인은 ‘생산성 쇼크’, 모두 살리려다 다 죽는다… - 산업종합저널 전자

■ ‘판교의 비상’과 ‘거제의 추락’… 운명 가른 디커플링
보고서는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된 결정적 변곡점으로 2010년대를 지목했다. 이 시기 대한민국 경제지도는 잔인할 정도로 두 쪽이 났다.

판교와 화성을 필두로 한 수도권은 반도체와 IT 지식기반 산업을 등에 업고 생산성을 폭발시켰다. 반면 ‘대한민국의 엔진’이라 불리던 울산·거제·구미 등 지방 제조 거점들은 조선·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한파 속에 생산성이 곤두박질쳤다.

김선함 KDI 연구위원은 “지방이 2010년 수준의 생산성만 유지했어도 수도권 인구는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KDI 시뮬레이션 결과, 비수도권 생산성이 전국 평균만큼만 성장했다면 2019년 수도권 인구는 지금보다 약 260만 명이나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결국 청년들을 서울행 버스에 태운 건 ‘서울의 매력’이 아니라 ‘지방의 절망’이었다.

■ 인프라의 배신… “세종시조차 기업 유치는 실패”
정부 주도 ‘인프라 균형발전론’의 한계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KDI는 행정수도인 세종시를 실패의 반면교사로 들었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도시를 짓고 공무원을 이주시켜 ‘살기 좋은 도시(낮은 인구수용비용)’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들어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성 증대 효과는 미미했다는 것이다. “도로를 깐다고 기업이 오지는 않는다”는 냉혹한 시장 논리가 입증된 셈이다.

지방 소멸, 진짜 범인은 ‘생산성 쇼크’, 모두 살리려다 다 죽는다… - 산업종합저널 전자
AI 생성 이미지

■ KDI의 고언 “n분의 1 분산은 공멸… 지방 내 격차 용인해야”
연구진은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며 도발적인 해법을 내놨다. 전 국토를 골고루 잘 살게 하겠다는 ‘n분의 1’식 평등주의 접근을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려면 비수도권 내에서도 대전·대구·부산·광주 등 핵심 거점도시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며 “거점도시와 주변 소멸 지역 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경쟁력 있는 ‘메가시티’를 키우는 것이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소멸해가는 비거점 지역에 대해서는 무의미한 SOC 공사를 멈추고, 남은 주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쥐어주거나 거점도시로의 이주를 돕는 것이 국가 재정 차원에서 훨씬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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