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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예산 10조 시대 열렸지만… “돈만 쓴다고 G3 되나”

정부, 2026년 AI 예산 9.9조 원 확정… 전년 대비 3배 ‘물량 공세’

정부가 2026년 인공지능(AI) 분야 예산을 10조 원 가까이 편성하며 ‘글로벌 3대 강국(G3)’ 도약에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막대한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전력 수급 불안정과 민간 생태계의 경쟁력 저하가 여전하다며 예산 효율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AI 예산 10조 시대 열렸지만… “돈만 쓴다고 G3 되나” - 산업종합저널 FA
이미지=산업종합저널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나보포커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예산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2026년 AI 예산이 9조 9,000억 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본예산 대비 약 3배, 추경예산 대비 2배 늘어난 규모다. 관련 사업 수만 738개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차세대 기술개발에 2조 9,000억 원, 인프라 및 연구 기반 조성에 2조 5,000억 원이 투입된다. 특히 산업과 공공 영역 전반에 AI를 입히는 ‘AX(AI 전환)’ 예산이 2조 4,000억 원으로 책정돼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GPU 5만 장 확보전… “전기가 없다” 경고등
보고서는 정부의 인프라 확보 계획에 현실적인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28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2,000장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가AI컴퓨팅센터(해남 솔라시도) 구축과 슈퍼컴 6호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당장 올해 예산으로만 GPU 1만 5,000장을 추가 구매할 계획이다.

문제는 전력이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과 냉각 시스템 운영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 계획과 전기료 인상에 따른 운영비 부담 문제에 대해 시의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일반용 전기요금은 2021년 kWh당 128.47원에서 2024년 172.99원으로 급등한 상태다. 인프라를 지어놓고도 전기가 부족하거나 운영비 감당이 안 돼 ‘개점휴업’ 할 수 있다는 우려다.

나랏돈은 풀었는데… 민간 경쟁력은 ‘제자리’
정부 주도의 물량 공세가 민간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뼈아픈 분석도 나왔다. 영국의 토터스 미디어가 발표한 ‘글로벌 AI 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 전략 부문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정작 산업 발전의 핵심인 ‘인재’와 ‘산업 생태계’ 부문에서는 각각 13위, 17위에 머물렀다.

국내 AI 인력의 해외 유출 비중이 타 직군 대비 6%포인트나 높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 등 선진국이 압도적인 처우와 풍부한 일자리로 한국의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는 정부 지출 성과가 민간 기업의 투자 확대와 우수 인재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컨트롤타워 ‘국가AI전략위’ 역할론 대두
보고서는 예산의 타당성을 검증할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강조했다. 이달 ‘AI 기본법’ 시행에 맞춰 가동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단순한 심의 기구를 넘어, 부처 간 사업 중복을 조율하고 성과를 냉정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성은 분석관은 “AI 3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GPU 물량 확보를 넘어, 산·학·연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곳에 자원이 배분되고 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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