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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업무 8.4시간 덜어준 AI, 정작 ‘능숙한 손’은 10명 중 1명

생성형 AI 확산 속도 빠르지만 ‘프롬프트 문해력’은 제자리

직장인 업무 8.4시간 덜어준 AI, 정작 ‘능숙한 손’은 10명 중 1명 - 산업종합저널 전자
생성형 AI 도입에 따른 업무 시간 절감 효과와 활용 숙련도 격차를 나타낸 인포그래픽.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인가, 아니면 보완할 것인가. 이 오래된 질문은 이제 ‘가능성’의 단계를 넘어 ‘속도’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상용화 1년 남짓한 시간 만에 임금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AI를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술 확산의 파괴력을 방증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도구의 진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간 역량의 지체’라는 뼈아픈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전국 임금근로자 3천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는 이러한 ‘생산성 역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업무에 도입한 근로자들은 주당 평균 8.4시간의 노동을 덜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근무시간의 약 17.6%, 즉 하루 1시간 이상의 업무가 AI의 손으로 넘어간 셈이다. 이는 단순한 효율성의 개선을 넘어,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과 구조와 근무 환경의 질적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기술이 스며드는 ‘속도’와 이를 소화하는 ‘깊이’의 불일치다. 전체 근로자의 56%가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를 능숙하게 다루는 고도 활용자는 13.6%에 불과했다. 대다수는 단순한 체험이나 기초적 활용에 머물러 있을 뿐, 상황에 맞는 정교한 명령어(프롬프트)를 설계해 업무의 맥락을 관통하는 ‘진짜 활용’에는 이르지 못한 실정이다.

직장인 업무 8.4시간 덜어준 AI, 정작 ‘능숙한 손’은 10명 중 1명 - 산업종합저널 전자
직장인이 사무실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업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생산성의 그래프가 달라짐을 시사한다. 단순한 사용 시간의 총량보다 프롬프트 작성 능력이 뛰어난 근로자일수록 업무 성과가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상관관계가 뚜렷했다. 결국 생산성 혁신의 열쇠는 하드웨어의 성능이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문해력(Literacy)’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기술이 새로운 불평등의 기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른바 ‘활용 격차’다. AI 활용률은 남성, 젊은 층, 고소득, 대기업 등 자원이 집중된 집단에서 월등히 높았다. 정보통신업 등 디지털 친화적 산업과 달리, 중소기업이나 블루칼라 직종에서는 활용이 저조했다. 디지털 격차를 넘어선 ‘활용의 양극화’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연차에 따라 갈리는 ‘심리적 경계선’ 또한 흥미로운 지점이다. 갓 입사한 초년생들은 AI를 내 밥그릇을 위협하는 ‘경쟁자’이자 ‘대체자’로 인식한 반면, 경험이 풍부한 중·고연차 관리자들은 업무를 돕는 ‘보완재’로 바라봤다. 이는 직무에 대한 통제력과 숙련도가 기술을 수용하는 태도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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