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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1.9%로 상향했지만… 반도체 착시 걷어내면 ‘0%대’ 침체

수출 2.1%로 상향 조정, 건설투자는 0.5%로 곤두박질… 경기 양극화 심화

성장률 1.9%로 상향했지만… 반도체 착시 걷어내면 ‘0%대’ 침체 - 산업종합저널 동향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2026년 2월 경제전망 수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상향 조정했다. 표면적인 수치는 올랐지만, 내용은 인공지능(AI) 특수에 올라탄 반도체의 ‘나 홀로 질주’에 가깝다. 반도체 착시를 걷어내면 내수와 건설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KDI는 11일 발표한 ‘2026년 2월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8%에서 0.1%포인트 높인 1.9%로 제시했다.

반도체 성장률 전망 17%→40% 파격 상향… 수출이 성장 견인
상향 조정의 유일한 근거는 반도체다. KDI는 글로벌 AI 투자 붐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제를 기존 17.8%(지난해 11월 전망)에서 40%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높여 잡았다. 이에 따라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종전 1.3%에서 2.1%로 0.8%포인트 상향됐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AI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가격도 상승했다”며 “반도체 호황이 설비투자(2.4%) 증가로 이어지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 1.7%p 삭감… 수주 늘어도 삽 못 뜬다
반면 건설 경기는 예상보다 더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을 기존 2.2%에서 0.5%로 대폭 낮췄다. 무려 1.7%포인트나 깎아내린 수치다.

건설 수주 지표는 개선됐으나,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 여파로 공사 착수 시점이 지연되고 공기마저 늘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실장은 “건설 투자의 회복을 시사하는 신호를 아직 포착하지 못했다”며 회복 지연을 공식화했다.

고환율·고용 정체… 체감 경기 회복은 ‘글쎄’
지표상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냉랭할 전망이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지난해(19만 명)보다 줄어든 17만 명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산업은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아 ‘고용 없는 성장’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환율 불안도 변수다. KDI는 이번 전망에서 원/달러 환율 전제를 기존 1,323원에서 1,456원(1월 평균)으로 대폭 높여 잡았다.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수입 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망치 2.1%)을 2%대 목표치 위로 밀어 올릴 수 있다.

정 실장은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미국 신행정부의 관세 인상 불확실성 ▲AI 거품 붕괴 가능성을 꼽으며 “반도체 수요가 조정될 경우 우리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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