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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 서방 제재·공습에 ‘고사 위기’… 물가 62% 폭등·화폐 가치 74% 급락

이란 경제가 서방의 고강도 제재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이라는 이중고를 맞으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금융센터(KCIF)가 지난 16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이란 경제는 수출 감소와 환율 급등 및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성장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부 시위까지 겹치며 위축세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와 이란 중앙은행 자료를 인용한 지표를 보면 이란 리알화 가치는 지난 14일 기준 지난해 말 대비 74%나 폭락했다. 지난해 9월 UN이 핵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제재를 재개한 이후 외환 위기가 깊어진 결과다. 통화 가치 하락은 곧바로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IMF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올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에 달하며 식료품 가격은 110% 폭등해 민생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란 경제, 서방 제재·공습에 ‘고사 위기’… 물가 62% 폭등·화폐 가치 74% 급락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일러스트=AI 활용해 이미지 제작

공습에 따른 인프라 파괴와 환경 오염… 경제 손실 눈덩이
지난달 28일 단행된 미국과 이이스라엘의 공습은 취약해진 경제에 치명타를 입혔다. 인권단체 HRANA는 미사일과 드론 타격으로 지난 14일 기준 약 3,000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군사 시설뿐만 아니라 수도 테헤란의 민간 인프라까지 폭격을 받으며 인명 피해가 확대되는 추세다.

에너지 공급망 손실도 막대하다. 이란 산업 보고서(IIR)는 이스라엘의 정제 설비 타격으로 원유 정제 능력이 하루 190만 배럴 가량 줄어들며 약 15%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원유 수송의 90%를 책임지는 하르그섬이 공격받으며 석유 수출도 차질을 빚고 있다. 테헤란 인근 유류 시설 파괴로 발생한 유독성 연기와 '검은 비'는 식수원을 오염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전문가 그룹은 오염 규모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를 가능성을 경고하며 보건 위기를 우려했다.

수출 물량 감소와 제재에 따른 가격 할인도 외화 수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에너지 분석 기관 Kpler는 이란산 원유가 브렌트유 대비 10달러가량 낮게 거래된다고 전했다. 미 연준(US Federal Reserve) 자료에 의하면 이란의 외환보유액은 제재가 강화된 2018년 1,220억 달러서 지난해 338억 달러로 72% 급감한 상태다.

금융 시스템 붕괴 및 정치 혼란 가중… GDP 10% 감소 전망
금융권 부실도 한계치에 도달했다. 도이치방크(Deutsche Bank)는 이란 은행의 70% 이상이 유동성 부족으로 자본적정성비율을 충족하지 못해 갈등 장기화 시 대규모 파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 등은 사태가 길어질 경우 정치적 혼란과 내부 경쟁이 심화하며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이 10% 이상 증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협상 언급에 따른 완만한 회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위기그룹(ICG)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전쟁이 종료되고 제재가 일부 해제될 경우 환율 안정과 수출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배층 내 강경파의 결사항전 의지가 변수이나 제재 완화가 경제 회복의 유일한 돌파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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