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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메이드 인 EU’ 장벽 허물었다… 공작기계 수출 ‘청신호’

이탈리아 국무회의서 역내 생산 한정 조항 삭제… 민·관 원팀이 이뤄낸 ‘한 달의 기적’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기업의 디지털·자동화 설비 도입을 지원하는 ‘초감가상각(Hyper-depreciation)’ 제도에서 독소 조항으로 지목된 ‘EU산 요건’을 전격 폐지했다. 한국 공작기계 수출의 발목을 잡던 비관세 장벽이 정부와 업계의 기민한 대응으로 사라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탈리아 ‘메이드 인 EU’ 장벽 허물었다… 공작기계 수출 ‘청신호’ - 산업종합저널 부품
기획·제작 = 산업종합저널 (AI 활용)

‘Made in EU’ 장벽과 한국이 마주한 ‘이중의 위기’
이탈리아는 2026년 예산안을 통해 자동화 설비 투자액을 실제보다 높게 인정해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초감가상각 제도를 부활시켰다. 문제는 혜택 대상을 EU 및 EEA(유럽경제지역) 역내 생산 제품으로 한정하려 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기업이 한국산 공작기계를 도입할 경우 세제 혜택에서 배제돼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조적 역차별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현지 매체를 통해 미국과 일본 등 G7 국가는 예외로 둘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극도로 높아졌다. 경쟁국인 일본은 혜택을 받고 한국만 빠지는 ‘이중의 위기(Double Disaster)’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가 유럽 내 주요 공작기계 생산·소비국이자 우리 수출의 핵심 거점임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조치는 시장 반쪽화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법률 검토에서 정상회담까지… 전례 없는 ‘광속 통상’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로부터 애로 사항을 접수한 산업통상부는 즉각적인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요건 자체가 WTO 규범인 내국민 대우 및 최혜국 대우 원칙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지 정밀하게 살핀 뒤, 이탈리아 정부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진행했다.

결정적인 돌파구는 정상급 외교 채널에서 마련됐다. 19년 만에 성사된 이탈리아 총리의 방한을 적기에 활용해, 양국 정상회담 의제로 관련 사안을 올린 결과다. 산업통상부와 외교부는 정상 간 협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무 접촉과 재외공관을 통한 고위급 설득 작업을 병행했다. 그 결실로 현지 시각 3월 27일 이탈리아 국무회의에서 기존의 지역 제한 조항을 폐지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문제를 인지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이뤄낸 획기적인 성과다.

공작기계 넘어 첨단 제조 전반으로 수혜 확대
지역 제한 조항이 사라지면서 한국산 공작기계도 이탈리아 기업 도입 시 동일한 세제 인센티브를 적용받게 됐다. 협회 측은 한국 기업의 대이탈리아 설비 수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평가한다. 수혜 범위는 공작기계에 그치지 않는다. 로봇, 디지털화 설비,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및 관련 소프트웨어 등 첨단 제조 전반을 아우르는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양상이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는 이번 조치를 두고 “민·관이 원팀으로 협력했을 때 얼마나 강한 시너지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준 쾌거”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연말연초 휴일도 반납하고 문제 해결에 매진한 산업통상부와 유관 부처 공무원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냈다.

이 사례는 실용 외교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풀이된다. 단순히 성명을 발표하는 수준을 넘어 상대국의 국무회의 결정까지 이끌어내며 실제 수출 환경을 바꿨기 때문이다. 협회는 성과를 동력 삼아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시장 내 한국 제조업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매진할 방침이다.
김보영 기자
cchby@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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