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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원대 인상 압박에도 기름값 묶었다… 정부, 4차 최고가 동결 결정

24일부터 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 유지… 경유 누적 인상 요인 628원에도 ‘동결’ 선택

정부가 24일 0시부터 2주 동안 적용되는 4차 석유 최고가격을 3차와 같은 수준으로 또 한 번 동결했다. 최근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휘발유·경유에 각각 리터당 100원, 200원가량의 인하 여력이 생긴 데다, 그동안 최고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던 경유 628원, 등유 573원 수준의 인상 요인이 누적된 상황에서도 상한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600원대 인상 압박에도 기름값 묶었다… 정부, 4차 최고가 동결 결정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개념 시각화 = 산업종합저널 (AI 활용)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로, 지난달 13일 도입 이후 2주 간격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고 있다. 1차 최고가격은 2월 3주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정했고, 2차에서는 국제유가 급등분을 반영해 유종별로 리터당 210원씩 올렸다. 이어 3차와 4차에서는 최고가격을 연속 동결하면서, 도입 초기 급등 구간 이후에는 상한선을 묶어 두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4차 최고가격 동결로 보통휘발유 최고가격은 리터당 1,934원, 자동차용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으로 유지된다. 실제 주유소 판매가는 세금·유통 마진이 더해져 이보다 높지만, 상한선 동결로 정유사 공급단 가격이 2주 더 고정되는 구조다.

정부가 동결을 택한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 흐름과 수요 관리 필요성이 동시에 꼽힌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4차 최고가격 산정 기준이 된 최근 2주 동안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은 휘발유 8%, 경유 14%, 등유 2% 하락했다. 단순히 이 변동률만 산식에 대입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약 100원, 경유는 약 200원, 등유는 약 30원 인하해야 하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가 가격을 내리지 않은 데에는 그동안의 ‘미반영 인상분’이 자리한다. 산업부는 2·3차 최고가격을 정할 때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분을 모두 상한선에 반영하지 않았으며, 이 누적분까지 감안하면 휘발유 125원, 경유 628원, 등유 573원 수준의 추가 인상 요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즉, 최근 2주간의 하락분만 보면 인하 요인이지만,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 전체 흐름을 놓고 보면 여전히 상당한 인상 압력이 남아 있다는 논리다.

물가와 민생 부담 역시 이번 결정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석유제품은 2022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4.66% 비중을 차지해, 기름값 변동이 전체 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고유가 여파로 올해 3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한 가운데,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유가 하락분을 전부 되돌리지는 않더라도 급격한 가격 상승과 서민층 부담 증가는 막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최고가격제가 소비를 사실상 억제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이번 결정에서 더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유가 하락세를 반영해 상한선을 낮출 경우 유류 소비가 다시 늘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가격 인하 대신 현재 수준 유지와 수요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하는 정유사 손실은 정부 재정으로 보전된다. 석유사업법에 따라 각 정유사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발생한 손실 규모를 원가 기반으로 산정해 회계법인 검증을 거친 뒤 정부에 제출한다. 정부는 회계·법률·석유시장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손실 산정의 적정성을 심사한 뒤 분기별로 보전액을 확정한다. 첫 정산 대상 기간은 3월 13일 제도 시행일부터 6월 말까지로 잡혀 있다.

정유사에 대한 손실 보전 규모가 커질수록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최고가격제를 언제까지 유지할지에 대한 논쟁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당분간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 국내 석유제품 수급과 소비 흐름을 지켜보면서 5차 이후 최고가격 조정 여부와 제도 운용 방향을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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