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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업계, ‘사람×AI×현장’ AX 가속… “조직 지능이 경쟁력 좌우”

토요타·혼다, 시민 개발·토론형 AI로 현장 DX… 기계연 “한국도 현장·조직·생태계 중심 AX 필요”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이 일본 자동차 산업의 AI 전환 전략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제조업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이 AI를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기계연은 일본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제조업이 단순 자동화 투자를 넘어 현장·조직·산업 생태계 전환 관점에서 AX(AI Transformation)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계연이 발간한 '기계기술정책' 제123호 ‘일본 제조 AX 현황과 시사점 -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업계는 AI를 단순 자동화 수단이 아닌 ‘보조 지능(Auxiliary Intelligence)’으로 정의하고 있다. AI가 현장의 숙련과 판단을 대체하는 대신, 사람과 현장을 지원·보완하는 형태로 AX를 전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자동차업계, ‘사람×AI×현장’ AX 가속… “조직 지능이 경쟁력 좌우” - 산업종합저널 부품
토요타의 오오베야(O-Beya, 大部屋) 사례

보고서는 일본형 AX의 핵심 키워드로 ▲사람×AI×현장, ▲인간 협조형 AI(Human-in-the-Loop), ▲개선 주도형 DX(Kaizen-driven DX), ▲조직문화의 디지털화(Cultural Intelligence)를 제시했다. 기술 도입 자체보다 현장 수용성과 조직 내재화를 중시하는 점이 한국과 다른 지점이라는 분석이다.

대표 사례로는 토요타와 혼다가 꼽혔다. 토요타는 파워 플랫폼(Power Platform) 기반 시민 개발 체계를 도입해, 현장 작업자가 직접 애플리케이션과 AI를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발 리드타임을 줄이는 동시에, 현장 문제를 현장에서 즉시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토요타는 또 기존의 공동 의사결정 문화인 ‘오오베야(O-Beya)’를 디지털화한 멀티에이전트 AI 시스템을 운영해 숙련 지식 계승과 설계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혼다는 모션 보드(Motion Board)를 활용한 현장 DX로 데이터 가시화와 의사결정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장의 작업 데이터와 공정 정보를 통합해 실제 공수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와이가야(Waigaya)’로 불리는 토론 문화를 바탕으로 복수의 AI 에이전트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토론형 멀티에이전트 AI’를 개발했다. 기계연은 이를 “조직의 토론 구조를 AI로 재현해 집단지성 기반 의사결정을 구현한 사례”로 평가했다.

일본 제조업은 AI 적용 범위를 생산 공정을 넘어 설계·개발 단계까지 넓히고 있다. 혼다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연어 기반 3D 디자인을 생성하고 설계 검토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토요타는 CAE×AI, 3D-OWL, 형상 최적화 기술을 결합해 설계 리드타임 단축과 의사결정 고속화를 추진 중이다. 생산현장에서는 AI 검사와 이상 감지, 예지보전을 통해 품질 향상과 검사 자동화를 동시에 노린다.

정부 차원에서도 AX를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렸다. 일본 정부는 ‘모빌리티 DX 전략 2025’를 통해 SDV(Software-Defined Vehicle), AI, 반도체, 데이터, 인재 정책을 묶은 모빌리티 산업 DX 로드맵을 제시하고,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산업구조 전환 수단으로 다루고 있다.

기계연은 일본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제조업이 취해야 할 방향으로 ▲AI 내재화를 위한 현장 중심 구조 구축, ▲설계·생산·품질 전주기 AX 통합, ▲조직문화 기반 협업형 AI 도입, ▲산업통상부 M.AX 정책과 연계한 생태계 확산을 제안했다. 특히 한국의 피지컬 AI(Physical AI) 중심 전략과 일본의 인간 중심 DX(Human-Centric DX)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조 AX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계정책센터 김철후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AI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조직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며 “향후 제조 경쟁력은 어떤 기술을 보유했는지가 아니라, 조직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내재화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제조업도 설비 자동화 경쟁을 넘어서 현장·조직·생태계 레벨에서 AX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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