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상인 ‘AI 고속도로’ 구축 전략을 공개했다. AI 모델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네트워크 중심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국가 인프라 방향을 제시하며,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AI 네트워크를 내세웠다.

ETRI 연구진이 AI 고속도로의 핵심 기반인 AI 네트워크에 관해 논의하는 모습
연구원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1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AI 고속도로 포럼’을 열고 관련 기술·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빠르게 다가오는 AI 시대에 대응할 국가 인프라 구축 방안을 모색하고, 네트워크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AI 경쟁력 강화 전략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그동안 CDMA, 5G 등 통신 기술을 선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6G, AI 네이티브(AI-Native) 네트워크, 미디어 부호화 등 차세대 통신·미디어 분야에서 국가 전략 기여 방안을 모색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AI 고속도로’ 정책과 연계해 네트워크 중심 AI 인프라 고도화 방향과 구체적인 기술 구현 전략을 제시했다.
‘AI 고속도로’는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 컴퓨팅, 네트워크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정의됐다. AI 모델의 개발·학습·추론·응용 전 과정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데이터가 생성·이동·활용되는 흐름을 끊김 없이 이어 주는 ‘AI 시대의 기반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행사는 방승찬 원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이어 임정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과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이 축사를 전했다. AI 네트워크 분야 국제 협력체인 AI-RAN Alliance의 최진성 의장은 ‘AI 네트워크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ETRI의 AI 고속도로 설계 구조도 (예시)
발표 세션에서는 정태식 네트워크연구본부장이 ‘AI 고속도로 연구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뒤이은 패널 토론에는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해 ▲AI-RAN 및 6G 기반 네트워크 진화 ▲데이터·컴퓨팅·네트워크 통합 인프라 구조 ▲AI 시대의 미디어·보안·서비스 ▲산업 생태계 및 정책 지원 방안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연구진은 AI 고속도로를 “AI 모델의 전 생애주기를 실시간으로 끊김 없이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설정하고, 6G를 포함한 AI 유·무선망, 위성망, 데이터센터망, AI 데이터 압축·전송, AI 인프라 보안 기술 등을 중점 추진 분야로 제시했다. 6G 통신은 데이터 수집부터 전송, 학습, 추론, 실행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AI 시스템 전반을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럼에서는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급증과 컴퓨팅 구조의 중앙 클라우드 중심에서 엣지(Edge) 분산형으로의 변화 속에서 초저지연·초고속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자율주행, 원격의료, 스마트팩토리 등 실시간 응답이 필요한 서비스는 밀리초(ms) 단위 응답 속도가 요구되며, 이를 뒷받침할 차세대 통신망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AI 기반의 채널 추정 및 위상 잡음 추정 기술을 적용한 신경망 수신기(Nural Reciver) 시연 장면
백용순 입체통신연구소장은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결국 인프라에서 결정된다”며 “AI 고속도로의 핵심은 네트워크이며, AI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AI 주권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구원 측은 이번 포럼이 우리나라가 통신 강국을 넘어 AI 중심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AI 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논의와 산·학·연 협력을 확대하고, AI 네트워크 분야 연구개발을 통해 국가 AI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