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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망 갈등, 중동발 위기…해법은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30%’에 있다”

“송전망 갈등, 중동발 위기…해법은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30%’에 있다”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전국 기초지자체 간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격차가 최대 700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전력소비량의 40%를 차지하는 전력 다소비 지자체 20곳의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이 평균 3%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그린피스와 에너지전환포럼은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지역이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은 낮은 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송전망 갈등과 에너지 안보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지자체장 후보들에게 재생에너지 확대 공약을 촉구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2층 루비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지자체별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은 한 지역에서 소비하는 전력 중 태양광·풍력·수력·해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로 현지에서 생산해 충당하는 비율을 뜻한다.

두 단체는 “정부가 지난 19일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2035년까지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방정부 차원의 전력자립률 상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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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전력 소비 상위 20곳의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은 평균 3.2%에 그쳤다. 이들 20개 지자체의 전력 소비량은 연간 220TWh로, 전국 전력소비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기초지자체는 경기도 평택시(21.77TWh)였지만, 평택의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은 0.9%에 불과했다. 반면 경북 영양군은 사용 전력의 656%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나, 두 지역 간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격차는 최대 729배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평택시에 이어 전력 소비가 많은 지역으로는 경기 화성시(21.37TWh), 울산 남구(15.28TWh) 등이 꼽혔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의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은 각각 0.9%, 1.8%, 0.2% 수준에 그쳤다. 두 단체는 “송전망 구축에 따른 갈등과 막대한 비용 등 한국의 고질적인 전력 수급 문제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지역의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이 낮은 구조와 직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전력을 끌어와야 하지만, 이를 실어 나를 송전망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는 게 단체들의 설명이다. 신규 송전망 건설 논의가 계속되고 있으나, 평균 10년이 넘는 건설 기간과 70조 원대에 이르는 천문학적 비용, 지역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편에서는 송전망과 저장설비 부족 탓에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전달하지 못해 전기가 버려지는 상황도 반복되고 있다. 두 단체는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버려진 전력량이 164.4GWh, 금액으로 최소 수백억 원에 달한다”며 “전기를 많이 쓰는 지역이 스스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게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린피스와 에너지전환포럼은 “각 지자체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려 전력 자립을 이루는 것이 현재 전력 구조의 병목을 풀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옥상·공장 지붕 태양광은 설치까지 약 1년, 육상 태양광은 2년 정도가 걸려 대규모 발전소와 송전망 확충에 비해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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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단체는 “수도권 전력의 90% 이상이 LNG와 석탄 등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인한 LNG 연료 단가 급등에 재생에너지 도입이 가장 빠른 대응책이 될 수 있다”며 “2040년으로 계획된 석탄 발전 퇴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도 재생에너지의 속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 영농형 태양광 잠재력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에너지전환포럼 분석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는 7510MW, 충남 당진시는 1만2076MW의 영농형 태양광 잠재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지역의 잠재량을 합치면, 단순 설비 용량 기준으로 1000MW급 대형 석탄화력발전소 2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체들은 “적정한 입지 선정과 농업과의 조화를 전제로 한다면, 농촌 지역이 재생에너지 공급 기지이자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 해남·영암 일대 ‘솔라시도’ 사례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지역 산업 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로 소개됐다. 두 단체에 따르면 솔라시도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집적 단지를 조성해 RE100을 추진하는 기업과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솔라시도 핵심 RE100·데이터센터 부지가 위치한 해남군의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은 104.9%에 달한다.

단체들은 “전남 솔라시도는 산업용 평균보다 약 50원 저렴한 전력 공급을 강점으로 내세워 글로벌 반도체·AI 기업의 GPU 생산 시설 유치를 이끌어냈고, 지난해 분산에너지특구로 지정되면서 기업 유치와 민간 투자, 전력 비용 절감 등의 경제적·정책적 인센티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두 단체는 지방선거를 앞둔 지자체장 후보들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지자체장은 입지·인허가·도시계획·산업 유치 등 권한을 모두 쥐고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은 지자체장의 책임 범위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 여부는 결국 지자체의 의지와 실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재생에너지는 한국의 전력 구조 문제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을 상쇄하면서 지역과 산업 발전, 에너지 안보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돌파구”라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자체의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을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과, 이를 뒷받침할 정부 지원과 거버넌스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환경에너지 전문위원은 “제9회 지방선거로 선출될 지자체장들은 한국이 중동발 위기를 신속한 에너지 대전환의 기회로 만들 책임이 있다”며 “전국 지자체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30% 달성 공약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제9회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2030년까지 전국 지자체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30% 달성 목표를 공개적으로 약속하도록, 시민들과 함께 캠페인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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