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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이앙기, 비료 30% 줄이고 수확량 10% 늘렸다

논마다 다른 토양·양분 조건 반영… 데이터 기반 정밀 이앙 기술 개발

스마트 이앙기, 비료 30% 줄이고 수확량 10% 늘렸다 - 산업종합저널 부품

벼농사에서 비료와 노동력 부담을 줄이기 위한 ‘맞춤형 스마트 이앙기’가 현장 시험에서 비료 사용량을 30% 가까이 줄이면서도 수확량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료를 논 전체에 일률적으로 뿌리는 관행 대신, 토양 데이터에 따라 구역별로 양을 달리하는 정밀 시비 기술이 실제 농작업에 적용된 사례다.

농촌진흥청은 논에 모를 옮겨 심는 작업(이앙)과 동시에 위치별 비료량을 자동 조절하는 ‘스마트 이앙기’를 개발해 화성 지역 농가에서 시험을 마쳤다고 28일 밝혔다. 4개 논(필지)에 이 장비를 적용한 결과, 1헥타르(ha) 기준 비료 사용량은 기존 방식보다 평균 29% 줄고, 비료 살포를 위한 작업시간은 40% 단축됐다. 같은 조건에서 수확량은 10% 늘었고, 구역별 수확량 편차는 33% 감소해 품질 균일성도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은 ‘필지 전체 평균’이 아니라 ‘위치별 차이’를 반영해 비료량을 조절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모내기 전에 논 전체에 일정량의 비료를 뿌리고, 생육 단계별로 덧거름을 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같은 논 안에서도 물 빠짐, 유기물 함량, 지력, 이전 작물 관리 상태에 따라 벼가 필요로 하는 양분은 다르다. 이 차이를 무시하면 어떤 곳은 웃자라 쓰러지고, 어떤 곳은 자라지 못해 수확량과 품질 편차가 커진다. 남은 비료는 하천으로 흘러가 수질오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스마트 이앙기는 네 단계 기술을 묶어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첫째,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분석한 토양 데이터와 농촌진흥청 ‘흙토람’ 시스템의 비료 처방 정보를 바탕으로 논마다 적정 시비량을 계산한다. 둘째, 계산된 값을 토대로 필지 안을 여러 구역으로 나눈 ‘시비 지도’를 만든다. 셋째, 이 지도를 이앙기에 탑재하고 위성 위치정보(RTK-GNSS)를 활용해 작업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넷째, 현재 위치에 해당하는 비료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모내기와 동시에 살포량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완효성 비료의 제품별 물리적 특성까지 고려go. 완효성 비료는 지름 3~5mm 구슬 형태로, 같은 질소 기준량을 쓰더라도 제품별 알갱이 크기·밀도 차이 때문에 실제 배출량이 달라진다. 연구진은 이 편차를 줄이기 위해 비료별 알갱이 특성을 반영한 제어 알고리즘을 함께 설계했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을 전국 벼 재배 면적 약 70만 헥타르에 적용할 경우, 비료 등 농자재 비용을 연간 5,600억 원(헥타르당 80만 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비료비 절감뿐 아니라 작업시간 감소에 따른 인건비 절약, 수확량·품질 향상에 따른 소득 증대 효과까지 감안하면 경제적 파급력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스마트 이앙기는 ‘많이 수확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적정량을 쓰면서 품질을 관리하는 기술’에 가깝다. 질소를 과다하게 쓰면 벼가 약해지고 병해충에 취약해질 뿐 아니라,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 밥맛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위치별 시비량 조절로 단백질 함량을 관리하면 고품질 쌀 생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기술은 시제품 단계로, 측조시비기가 달린 기존 이앙기에 모듈형 제어장치를 추가해 스마트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농촌진흥청은 2027년까지 민간 농기계 업체와 협력해 제품을 고도화하고, 2028년에는 신기술 보급사업을 통해 시범 보급을 검토할 계획이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한정된 비료를 어디에 얼마나 쓰느냐가 농가 경영과 환경, 식량안보를 함께 좌우하는 시대”라며 “정밀 시비형 스마트 이앙기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농기계, 드론 시비, 작물별 시비 데이터베이스 등과 연결되는 정밀농업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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