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모든 장병이 드론을 보편적인 전투수단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목표로 ‘50만 드론전사’ 양성에 나선다. 이는 병력 50만 명에게 각각 드론 1대씩 지급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분대별로 드론을 운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장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타격용 드론을 중심으로 운용해온 드론작전사령부 예하 부대는 각 군 예하 작전부대로 전환하고, 드론작전사본부는 국방부 직속 ‘국방드론본부’로 개편해 드론·대드론 분야 전투 발전과 실증, 획득 지원, 민·군 협력 기능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6일 오전 국방부에서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을 발표하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서 드론이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 군을 무인전투체계 강군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종합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소수의 고가 무인체계가 전장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저비용 드론이 대량으로 운용되며 전쟁 양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북한도 군사시설뿐 아니라 국가 중요 시설과 민간 시설을 위협할 수 있는 무인 전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우선 드론·대드론 전력을 신속히 확보하고 획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세부 설명에서 “근거리 정찰드론, 소형 자폭드론 등 소모성·저비용 드론을 2만 대 이상 신속히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는 올해부터 전력화를 추진해 적 전략 표적 감시 능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전략적 타격 수단으로는 한국형 장거리 자폭 무인기인 ‘K-루카스’ 전력화도 추진한다.
안 장관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한국형 장거리 자폭 무인기, 일명 K-루카스를 신속히 전력화하는 한편 AI 기반 군집 드론 등 미래 전장에 필요한 차세대 전력도 지속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드론 위협에 대응하는 대드론 전력도 함께 확충한다. 국방부는 전방과 후방, 주요 자산과 개인 전투원까지 방호 범위를 넓히고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전력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저가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저비용 요격드론 등 다양한 대드론 수단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실장은 “과감한 예산 투자의 효과를 야전에서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민간 기업이 개발한 상용 장비와 우수 무기체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50만 드론전사’는 장병 모두가 드론을 제2의 개인화기처럼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기 목표다. 안 장관은 질의응답에서 “50만 드론전사 양성이 드론 50만 대 확보를 뜻하느냐”는 질문에 “분대별로 드론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금년까지는 드론을 1만1000여 대, 2029년까지는 약 6만여 대 정도를 도입해 육·해·공군과 해병대 전 부대가 분대당 1대 정도씩 손쉽게 운용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브리핑 영상 캡처)
김 실장도 “모든 장병이 드론을 제2의 개인 화기처럼 보편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발전시키고 국산 교육용 상용드론 6만여 대를 도입해 국내 드론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상용 드론을 군에서 신속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급망과 품질, 보안을 사전에 검증하는 ‘한국형 상용 드론 군용인증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군은 민간에서 검증된 드론을 안심하고 쓸 수 있고, 기업은 군용 인증을 통해 제품 신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국산 드론 산업 육성도 이번 정책의 핵심 축이다. 안 장관은 드론 자재 국산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국산 생태계 조성과 드론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국산 드론 50만 전사 양성을 도입해 전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중국산이 아닌 국산 드론 부품 등을 강화해 100% 국산으로 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고 답해, 중소 드론업체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방부는 민간 기업이 개발한 상용 장비와 우수 무기체계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획득 체계도 바꾸겠다고 밝혔다. 드론·대드론 분야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민간 기술을 군에서 실증한 뒤 신속히 도입하거나 상용드론 군용인증체계와 연계해 전력화하는 방식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일정 기간 집중 투자를 통해 전력 증강과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첨단 전력을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한 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드론작전사령부의 역할도 재편된다. 현재 타격용 드론은 드론작전사령부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드론작전사령부 예하 타격부대를 각 군 예하 작전부대로 전환해 각 군이 감시·정찰과 타격 작전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를 통해 드론작전이 특정 부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부대가 수행하는 보편적 작전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밝혔다.
드론작전사본부는 국방드론본부로 개편된다. 김 실장은 “국방드론본부는 드론·대드론 분야 개념 발전과 소요 발굴, 각 군과 연계한 획득 지원, 산업계 및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전담하는 전문 조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드론본부는 국방부 직속 부대로 두고, 본부장은 임무 중요성과 대외 협력 기능 등을 고려해 소장급으로 편성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드론작전사령부가 본부로 바뀌며 권한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권한이 약화되는 게 아니다”라며 “드론본부는 전술, 정책, 민관 협력, 각 군 정책 조율 등을 맡는 정책적 헤드쿼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군 훈련장 개방과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 개최 등을 통해 민간 기업이 전파 교란, 요격 등 고난도 실증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동맹 및 우방국과의 공급망 협력도 확대해 국내 드론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 기반 확대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드론·대드론 전력의 신속한 확보와 드론 활용 능력 강화, 국내 드론산업 발전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창출하겠다”며 “우리 군을 무인전투체계 강군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