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이 결혼 뒤 어디에 정착하는지가 출산과 내 집 마련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시군구를 넘는 이사를 경험한 청년이 절반을 넘지만, 아이를 낳고 집을 소유하는 흐름은 수도권 쏠림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기획과 김서영 과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인구동태패널 자료를 활용한 ‘청년층 혼인 후 거주지 이동과 정착’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대상은 1984~1991년생 가운데 2023년 기준 혼인 비율이 가장 높은 남자 32세, 여자 31세에 혼인한 청년이다.
권역별로 보면 혼인 후 청년의 거주 비중은 수도권 56.6%, 동남권 14.0%, 동북권 10.6%, 충청권 10.3%, 호남권 8.5% 순이다. 혼인 전 수도권 비중은 55.9%였는데 결혼 이후 0.7%포인트 늘었다. 비수도권 전체 비중은 같은 폭으로 줄었고, 그 안에서 충청권만 0.4%포인트 증가했다.
시도 기준으로는 혼인 후 경기 거주 비중이 28.2%로 가장 높고, 서울이 22.8%, 부산이 6.1%였다. 거주 비중 변화폭을 보면 경기 3.2%포인트, 세종 0.5%포인트, 충남 0.2%포인트 등 9개 시도에서 증가했고, 서울 2.6%포인트, 부산 0.6%포인트 등 8개 시도에서 감소했다. 남녀 모두 경기에서 가장 크게 늘고 서울에서 가장 크게 줄었으며, 변화폭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컸다. 경기는 남성 2.7%포인트, 여성 3.8%포인트 늘었고, 서울은 남성 1.8%포인트, 여성 3.4%포인트 감소했다.
혼인 후 시군구 경계를 넘는 거주지 이동을 한 청년은 전체의 57.1%였다. 이 가운데 61.6%는 수도권으로 향했고, 그 중 54.9%는 수도권 안에서만 움직였으며, 6.7%는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유입됐다.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38.4% 가운데서는 32.9%가 비수도권 내부 이동, 5.5%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나간 경우였다.
혼인 전 거주 권역을 기준으로 혼인 후 같은 권역 안에서 움직인 비중은 수도권 90.8%, 동남권 79.1%, 호남권 70.0%, 동북권 67.4%, 충청권 66.7%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으로 많이 옮긴 권역은 충청권(24.4%), 호남권(18.1%) 등이었다. 시도 간 이동을 보면 각 시도에서 다른 시도로 많이 옮긴 상위 3개 지역에 가장 자주 등장한 곳은 경기, 서울, 충남이고, 각 시도에서 1순위로 가장 많이 이동한 지역은 대부분 경기가 차지했다. 경기는 서울·인천·강원·충북·충남·전북 등 6개 시도에서 결혼 후 가장 많이 옮겨간 지역이었다.
결혼 뒤 일자리, 남성은 유지·확대…여성은 상시근로 크게 줄어
혼인 후 취업활동 변화를 보면 성별과 이동 방향에 따라 일자리 형태가 다르게 바뀌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동자의 혼인 후 상시근로자 비중은 전체 74.4%로 혼인 전보다 7.4%포인트 낮아졌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남성은 84.4%로 0.5%포인트 증가했고 여성은 65.6%로 14.3%포인트 감소했다. 비취업자 비중은 전체 11.5%로 6.1%포인트 늘었고, 남성은 1.3%포인트 줄고 여성은 12.5%포인트 증가했다.
이동 경로를 나눠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긴 청년 가운데 상시근로자 비중은 남성이 0.6%포인트, 여성이 27.1%포인트 감소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경우에는 남성이 3.4%포인트 증가하고 여성이 17.2%포인트 감소했다. 김서영 과장은 “자료로 이동 이유를 직접 확인할 수는 없지만, 결혼 후 부부 중 한쪽 직장을 기준으로 거주지를 옮길 때 여성 쪽이 더 많이 이동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수도권 이동과 동시에 남성 상시근로 비중이 늘고 여성은 줄어드는 흐름이 그런 해석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혼인 후 이동자의 대기업·중견기업 종사 비중이 전체 23.9%로 혼인 전보다 0.4%포인트 줄었다. 남성만 보면 32.0%로 1.0%포인트 증가했고 여성은 16.7%로 1.7%포인트 감소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비중은 전체 42.2%로 4.2%포인트 줄었으며, 남성은 0.3%포인트, 여성은 7.6%포인트 감소했다. 공공기관·비영리기업 비중 변화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남성은 0.5%포인트, 여성은 3.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중견기업 비중을 이동 방향별로 보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긴 청년 가운데 남성은 1.2%포인트, 여성은 5.2%포인트 감소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경우 남성은 2.1%포인트 증가하고 여성은 2.3%포인트 감소했다. 상시근로자 비중 변화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이동이 남성에게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 종사 비중 확대와 연결되고 여성에게는 축소와 연결되는 양상이다.
이사 안 한 청년, 비수도권 청년이 출산·집 소유에서 앞서
혼인 후 3년 동안 출산과 주택 소유 비중을 비교하면, 시군구 경계를 넘지 않고 같은 시군구에 머문 청년이 이동한 청년에 비해 가족 형성 지표가 높게 나타난다. 거주지 비이동자의 혼인 후 3년간 출산 비중은 69.3%로 이동자 68.2%보다 높았다.
비이동자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눴을 때 비수도권 비이동자의 출산 비중은 73.2%로 수도권 비이동자 65.3%보다 높았다. 이동자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긴 경우’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경우’로 구분하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긴 청년의 출산 비중은 70.5%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 66.8%보다 높게 나타났다.
주택 소유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확인됐다. 혼인 후 3년간 주택을 소유한 비중은 거주지 비이동자가 33.9%, 이동자가 27.5%였다. 비이동자 가운데 비수도권 청년의 주택 소유 비중은 37.5%로 수도권 비이동자 30.3%보다 높았다. 이동자의 경우에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옮긴 청년의 주택 소유 비중이 24.3%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 23.6%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브리핑에서 “남녀 모두 결혼 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비중은 높아지는데, 출산과 주택 소유는 비수도권 청년이 더 많다”는 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김서영 과장은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은 주택 가격과 생활비 등 여건이 비수도권보다 더 빡빡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비수도권에 머무르거나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이 주택 소유와 출산에서 더 높은 비중을 보이는 현상을 그런 구조와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 집을 마련하면서 가족 계획을 세우는 흐름이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혼인·이동·일자리·주거를 잇는 패널, 12월 마이크로데이터 공개
분석에 사용된 인구동태패널 자료는 1983~1995년생을 대상으로, 출생을 기준으로 혼인·출산 등 인구 사건과 각 시점의 소득, 취업활동, 주택 소유 여부를 개인 단위로 결합한 데이터다. 설문조사가 아니라 혼인 신고, 주민등록, 소득·고용·주택 관련 행정자료를 연계해 만든 전수 자료여서, 표본 오차나 유의확률 같은 지표는 따로 계산하지 않는다.
질의응답에서 한 기자가 표본 규모와 유의확률 공개 여부를 묻자, 김서영 과장은 “조사통계가 아니라 행정자료 기반으로 전체 대상이 이미 확정돼 있는 데이터이며, 1984~1991년생 전체 규모는 약 441만명, 그 가운데 혼인자는 24만4,000명 정도로 혼인 비율은 약 5.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분석은 미혼자를 포함해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연령대에서 혼인한 사람을 기준으로 결혼 이후 거주지 이동, 취업활동, 주택 소유, 출산 시점을 연결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 범위에 대해서도 “1984~1991년에 태어나 남자는 만 32세, 여자는 만 31세에 혼인한 사람들에 대한 결과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며, “올 12월 인구동태패널 마이크로데이터를 제공하면 연구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활용해 청년층 혼인과 이동, 일자리, 주거를 더 다양하게 분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은 내놓지 않았지만, 데이터가 보여주는 구조는 분명하다. 혼인 후 청년층 거주지는 수도권, 특히 경기로 몰리는 경향이 강한 반면, 출산과 주택 소유는 비수도권에 머문 청년과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에 더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김서영 과장은 “수도권 집중과 비수도권에서의 가족 형성 패턴을 함께 보여주는 데이터가 지역 인구 구조와 청년 주거·일자리 정책을 논의할 때 참고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