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70.9% 늘고 월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한국 경제의 회복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 소비와 서비스업 등 내수 지표도 5월 들어 반등했다는 판단이다. 다만 전산업생산과 경기동행지수는 하락했고 물가와 고용 부담도 이어졌다. 중동전쟁과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도 경기 회복을 제약할 위험으로 남아 있다.

조성중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e브리핑 영상 캡처)
조성중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15일 ‘2026년 7월 최근경제동향’ 브리핑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회복 흐름이 공고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사용했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표현보다 경기 판단을 한 단계 높인 것이다.
조 과장은 “1분기에 1.8%의 큰 폭으로 성장한 뒤 기저효과와 중동전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4월부터 6월까지 나온 지표가 생각보다 견조했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가 전날 올해 성장률 전망을 2%에서 3%로 1%포인트 높인 것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수출이 경기 판단을 끌어올린 가장 강한 동력이었다. 6월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 선박 수출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9% 증가했다. 조 과장은 “6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월간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비반도체 품목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무역수지 흑자 확대 등에 힘입어 6월 경상수지도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호조가 대외 부문의 회복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내수 지표는 엇갈렸다. 5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과 건설업 생산 증가에도 광공업 생산이 줄면서 전월보다 감소했다. 경기의 현재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지수도 하락했다.
정부는 다만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생산, 건설업생산이 증가한 점에 주목했다. 조 과장은 “4월에는 중동전쟁 영향으로 내수가 주춤했지만 5월에는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생산, 건설업생산 등 내수 관련 지표가 반등했다”고 말했다.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1%에 그쳤다. 조 과장은 3월 발생한 자동차 관련 화재가 5월까지 승용차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며 “특이 요인을 제외하면 소매판매도 양호한 반등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5월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6월에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증가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일평균 주식거래대금 감소는 서비스업 생산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설비투자는 5월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감소했다. 재정경제부는 국내 기계수주 증가를 향후 설비투자에 긍정적인 신호로 봤다. 건설투자에서는 건설수주 개선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됐지만 건축허가면적 감소는 부담으로 지목됐다.
심리 지표도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6월 소비자심리는 상승했지만 기업심리는 실적과 전망 모두 하락했다. 5월 경기선행지수는 상승한 반면 동행지수는 떨어졌다. 수출과 일부 내수 지표는 회복을 가리켰지만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와 현재 경기 흐름에는 여전히 약한 부분이 남아 있는 셈이다.
고용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회복의 폭은 크지 않았다. 6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6만3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2.8%로 지난해 같은 달과 같았다. 정부는 취업자 수가 증가로 전환했음에도 고용 둔화에 따른 민생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도 경기 회복의 온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6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해 전월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는 2.5% 올랐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는 2.4%, 생활물가지수는 3.4% 상승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여파로 물가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국제금융시장과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6월 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보합을 보였고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조 과장은 7월 들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질문에 “그간 큰 폭으로 상승한 뒤 방향성을 탐색하는 측면이 있고 반도체와 중동 상황에 대한 평가가 수시로 바뀌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담당 부서의 설명이 필요하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정부가 꼽은 가장 큰 대외 변수는 중동전쟁이다. 조 과장은 “중동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며 “성장 전망을 할 때도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 가운데 하나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무력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관련 상황을 언급하며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 전망은 상황이 한 방향으로 계속 안정되거나 악화되기보다 등락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해소된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과장은 “상황이 장기화하거나 더 악화하면 소비를 비롯한 경제 전반에 하방 위험이 될 수 있다”며 “반대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빠르게 개선되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주요 품목의 수급 관리와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출은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일부 내수 지표도 반등했다. 정부가 경기 판단을 높인 배경이다. 그러나 생산 감소와 동행지수 하락, 3%대 물가와 제한적인 고용 증가는 회복의 온기가 경제 전반에 퍼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게 한다. 정부의 낙관적 진단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수출 호조가 생산과 투자, 고용과 가계 체감경기로 이어지는 흐름이 더 분명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