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서비스를 일상 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려면 실증 운행 확대와 사고 책임 기준 마련, 보험 체계 정비, 데이터 활용 기반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과 카카오모빌리티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피지컬 AI 시대, 자율주행은 어떻게 일상이 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정책 과제와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특별시가 행사를 후원했다.
이동민 대한교통학회 회장 직무대행이 좌장을 맡았다.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단장은 국내 자율주행 정책의 방향을 발표했고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피지컬AI부문 부사장은 플랫폼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운영 경험과 상용화 과제를 소개했다.
토론에는 유시복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과 한지형 오토노머스A2Z 대표, 박정혁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장, 이수진 서울시 미래첨단교통과장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기술 개발만으로는 자율주행 확산이 어렵다며 운행 허가와 안전 기준, 보험, 관제, 데이터 활용을 아우르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엄태영 의원은 인공지능이 정보 분석을 넘어 도로와 물류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해외에서는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국내 상용화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며 실증 범위와 운행 제도를 조속히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주권 문제도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자율주행차가 운행 과정에서 수집하는 도로와 교통 데이터를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해외 사업자 중심으로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국내 기업의 기술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가 제약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자율주행을 피지컬 AI의 대표 분야로 꼽았다. 기존 디지털 플랫폼이 스마트폰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도로와 도시 공간에서 직접 이동 서비스를 수행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류 대표는 자율주행차의 주행 기술뿐 아니라 원격 관제와 배차, 데이터 분석, 안전 관리 역량이 함께 갖춰져야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 실증을 넘어 시민이 실제로 이용하는 교통 서비스로 자리 잡는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자율주행 전담 조직을 꾸린 뒤 세종과 판교 등에서 실증 운행을 진행해 왔다. 2021년에는 플랫폼을 활용한 유상운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배차와 관제, 이용자 연계 등 운영 경험을 축적했다.
토론에서는 사고 발생 때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자율주행 특성에 맞는 보험 상품과 보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자체별로 다른 실증 조건과 운행 기준을 정비하고 검증된 서비스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최근 2년 동안 자율주행 유상운송 서비스를 운영하며 현장 자료를 축적해 왔다. 참석자들은 서울의 실증 경험을 토대로 안전성과 이용 편의성을 검증하고 이를 전국 단위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엄 의원은 국토교통부에 실증 확대와 운행 제도 개선, 안전 기준과 보험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자율주행 산업을 뒷받침할 입법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이 시험 운행 단계를 넘어 일상 교통수단으로 확산되려면 기술과 제도를 따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였다. 운행 안전과 사고 책임, 데이터 활용, 플랫폼 운영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작업이 상용화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