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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청도 현장 안전 책임져야”…LH 안전감시단 법제화 논의 본격화

시범 운영 뒤 재해율 32.4% 낮아져…건설업계는 중복 규제·현장 부담 우려

건설 현장 안전을 시공사에만 맡기지 않고 발주청이 직접 위험 요인을 살피는 ‘참여형 안전감시단’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고 뒤 책임을 묻는 방식에서 벗어나 발주자와 시공사가 함께 위험을 제거하는 예방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발주청도 현장 안전 책임져야”…LH 안전감시단 법제화 논의 본격화 - 산업종합저널 FA
안태준의원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주청 참여형 안전감시단 체계로 실효적 위험 제거’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현행 안전관리 체계가 서류와 사후 책임에 치우쳐 현장의 위험을 즉시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안 의원은 “산업재해의 절반가량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고 그중 상당수가 50억 원 미만의 소규모 현장에 집중돼 있다”며 “규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주청이 직접 안전관리에 참여해 실질적인 위험 제거에 나설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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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훈 차장

LH는 안전감시단의 시범 운영 성과를 공개했다. 진상훈 LH 안전기획처 건설안전팀 차장은 지난해 상반기 재해가 잦았던 4개 현장에서 6개월 동안 안전감시단을 운영한 결과 1767건의 유해·위험 요인을 발견해 현장에서 개선했다고 밝혔다. 해당 현장들은 감시단 도입 뒤 무재해 현장으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LH가 올해 4월부터 고위험 현장으로 운영 대상을 넓힌 뒤 약 100일간 집계한 결과도 제시됐다. 진 차장은 “안전감시단이 배치된 현장의 재해율이 미배치 현장보다 32.4% 낮게 나타났다”며 “위험 공정과 과거 재해 이력이 있는 현장을 우선 선정했는데도 차이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운영 기간이 짧은 만큼 객관적인 검증과 장기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전감시단은 LH가 전문기관과 직접 계약해 여러 현장을 순회하는 조직과 고위험 작업 현장에 상주하는 조직으로 나뉜다. 기존 안전관리자를 대체하지 않고 현장에서 작업 상황을 살피며 위험 요인을 찾아 시정을 권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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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근 교수

오태근 한국안전학회 교수는 반복되는 건설 사고의 원인을 제도 부족보다 낮은 이행력에서 찾았다. 오 교수는 “건설 현장의 사고 유형은 수년째 추락과 협착 등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안전관리자는 행정 업무와 시공 일정 등 여러 이해관계에 묶여 현장에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전감시단이 현장에서 위험을 즉시 확인하고 조치 여부를 끝까지 점검하며 시공사와 독립된 위치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외에서도 영국의 건설설계관리제도와 독일의 안전보건 조정자 제도처럼 발주자의 예방 책임을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법제화 방안도 제시됐다. 안선영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안전감시단의 법적 근거를 건설기술진흥법에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제도가 발주청 내부 지침에 따라 운영돼 기관장의 정책 방향이나 예산 여건에 따라 지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다.

안 변호사는 “법적 근거가 없으면 건설사업자가 현장 출입이나 자료 확인 요청을 거부하고 시정 권고를 따르지 않더라도 협조를 강제하기 어렵다”며 “예산 집행과 업무 범위, 자격 기준도 법률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주청도 현장 안전 책임져야”…LH 안전감시단 법제화 논의 본격화 - 산업종합저널 FA
안선영 변호사

다만 안전감시단에는 직접 작업을 지시하거나 공사를 중단시키는 권한을 주지 않고 시정 권고 기능만 부여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시공사의 안전관리 책임을 발주청으로 넘기는 제도가 아니라 기존 관리 체계의 빈틈을 메우는 장치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주청의 적극적인 참여가 오히려 형사책임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상조 LH 스마트건설안전본부장은 “발주자가 현장 안전을 위해 깊이 관여할수록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 판단돼 처벌받을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며 “개입하면 책임이 커지는 구조라면 어느 발주자가 안전을 위해 예산을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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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는 제도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중복 규제와 비용 부담을 경계했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은 “새로운 감시 체계는 필요하지만 발주자와 시공자, 근로자의 의견을 함께 들어야 한다”며 “기존 제도와 겹치는 부분을 정리하고 중소 건설사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무송 대한산업안전협회장도 “안전감시단이 단순한 규제나 일자리 사업으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며 “중소 건설사에 부담을 더하기보다 교육과 전문성 관리까지 포함한 실질적인 지원 체계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안전감시단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자격 기준, 예산 편성 방식, 기존 안전관리자와의 역할 조정이 향후 입법 과정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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