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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산업이 되다] 대드론·AI·공급망으로 넓어지는 무인이동체 경쟁

코엑스서 27일까지 UWC X CIMEX 2026…민군 기술, 실증·수출로 잇는다

드론 한 대가 얼마나 멀리, 오래 날 수 있느냐만으로는 이제 산업의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통신을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위협을 탐지·식별하며 여러 무인체계를 하나의 화면에서 통합 관제해야 한다. 부품 공급과 정비까지 이어지는 운용 체계도 필요하다. 드론 산업의 경쟁축이 ‘잘 나는 기체’에서 ‘끊김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다.

[드론, 산업이 되다] 대드론·AI·공급망으로 넓어지는 무인이동체 경쟁 - 산업종합저널 부품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드론과 대드론(C-UAS), 국방 인공지능(AI), 로봇·자율시스템 등 민군겸용 기술을 선보이는 ‘2026 무인이동체 X 민군협력 엑스포(UWC X CIMEX 2026)’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행사는 27일까지 이어진다. 국내외 88개사가 187개 부스로 참가해 무인이동체와 대드론 체계, 국방 AI, 지휘통제, 스마트 군수, 반도체·센서·핵심부품 등을 선보인다.

올해는 EV트렌드코리아와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도 ‘퓨처 모빌리티 위크’라는 이름으로 함께 열린다. 드론을 항공 분야의 독립된 제품군이 아니라 방산과 통신, AI, 소프트웨어, 자동차 산업까지 잇는 융합 산업으로 보겠다는 취지다. 코엑스 관계자는 “전시회 간 연계를 통해 참가 기업과 바이어가 다양한 산업의 혁신 기술을 한자리에서 살펴보고 새로운 협력 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기체보다 중요한 운용 체계
전시장에는 수송과 정찰 임무를 위한 무인기와 다목적 무인회전익기, 무인지상차량, 로봇·자율시스템이 나란히 자리했다. 하지만 무인이동체의 실제 성능은 기체 외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비행제어와 통신, 센서, 영상·데이터 처리, 원격 관제, 배터리와 경량 소재, 고장 예측과 정비 기술이 함께 작동해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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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Air 2S와 휴대형 수신 단말을 활용해 드론 식별정보와 위치를 탐지·추적하는 시스템

무인체계가 육상과 해상, 공중으로 넓어질수록 장비 사이의 연결은 더 중요해진다. 공중 드론이 넓은 범위를 탐색하고 지상 무인차량이 위험 지역에 접근하면 지휘통제 체계가 현장 정보를 모아 분석하고 다시 임무를 내린다. 무인기 한 대의 성능보다 여러 장비가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정보를 주고받느냐가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이번 엑스포가 국방 AI와 지휘통제, 통신·센서, 로보틱스·자율주행을 한자리에서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인체계를 개별 장비가 아니라 연결된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다.

■ 드론을 띄우고, 드론을 막는다
드론이 늘수록 이를 막는 산업도 커지고 있다. 대드론은 공항과 발전소, 군 시설, 정부청사, 행사장 등 주요 시설 주변에 접근하는 비행체를 탐지하고 위협 여부를 식별·추적한 뒤 대응하는 체계다.

대드론 경쟁도 장비 하나의 성능으로 끝나지 않는다. 드론의 크기와 비행 고도, 주변 지형과 전파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민간 항공기나 통신망과의 간섭 가능성도 따져야 한다. 오인 식별과 대응 과정에서 발생할 추락 위험까지 고려하면 탐지 장비와 대응 장비뿐 아니라 운용 기준과 권한, 안전 책임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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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신호를 탐지·추적하는 모니터링 화면

26일 열린 ‘AI 시대 한국형 통합 C-UAS 구축 전략 세미나’에서도 논의의 초점은 개별 장비보다 통합 체계에 맞춰졌다. 드론 위협 환경 변화와 한국형 대드론 체계 구축 방향, 정책과 기술 과제가 함께 다뤄졌다. 드론이 공공안전과 안보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무엇을 띄울 것인가’와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같은 산업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 민군협력, 전시에서 조달로
민군협력 역시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실제 수요와 연결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민간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군에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방 환경이 요구하는 성능과 신뢰성, 보안성, 운용성을 검증한 뒤 실제 조달과 사업화로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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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 감시장비와 발사부를 결합한 원격 운용형 대드론 대응 장비가 전시돼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민간의 혁신 기술과 국방 수요를 빠르게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첨단민군산업협회 관계자는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민간이 보유한 우수한 혁신 기술을 국방 수요와 신속하게 연결하는 개방형 민군협력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의 수요는 민간기업에 새로운 시장과 실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반대로 민간의 소프트웨어와 AI, 통신, 부품 기술은 무인체계의 개발 속도와 활용 범위를 넓힌다. 전시 기간 기술 포럼과 연구개발 성과 공유, 기술상담, 비즈니스 파트너링을 함께 운영하는 것도 ‘기술 시연’과 ‘시장 진입’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다.

탠덤형 무인헬기 과제 성과회의와 JDI·KRAUV 국방혁신 파트너십 포럼, 무인이동체 혁신인재양성 교육, 미래 모빌리티 기술 교류회 등도 마련됐다. 제품을 완성했더라도 실증 기회와 인증, 조달, 유지·보수 체계를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 안착하기 어렵다는 산업의 현실이 반영됐다.

■ K-드론의 다음 관문, 공급망
해외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공급망은 더 높은 문턱이 된다.

‘K-드론 글로벌 특별관’과 JDI·KRAUV 국방혁신 협력 프로그램은 국내 무인이동체 기업의 해외 방산시장 진출을 겨냥한다.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은 미국 방산기업 JDI와 함께 미국·우크라이나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전시와 포럼, 기술상담, 비즈니스 매칭을 연계하고 있다.

행사에서는 JDI가 개발 중인 항재밍 드론 플랫폼 ‘ECITION’과 관련해 부품 공급을 희망하는 기업과 중국산 부품 대체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상담도 진행된다. 완성된 드론 한 대를 수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통신과 센서, 전장부품, 소프트웨어 등 특정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방산 공급망에 들어가는 경로를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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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론 글로벌 특별관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 관계자는 “국내 무인이동체 기업이 글로벌 방산시장에 진출하려면 실전 수준의 성능 검증과 글로벌 공급망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JDI 협력 프로그램과 K-드론 글로벌 특별관도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장치다.

방산 공급망은 단발성 수출보다 까다롭다. 제품 기능만 좋다고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안정적인 납품 능력과 품질관리, 보안, 현지 운용 환경에 맞춘 성능 검증이 필요하다. 공급 이후 장기적인 유지·보수 능력까지 요구된다. 국내 무인이동체 산업의 질문도 ‘국산 드론을 만들 수 있는가’에서 ‘글로벌 체계 안에서 믿고 쓸 수 있는 공급자가 될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

■ 저고도 경제의 조건
27일 열리는 제10회 세계무인기 포럼의 화두는 ‘저고도 경제’다. 드론과 미래 모빌리티, 국방, AI 기술의 융합과 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저고도 공간은 재난·안전 대응과 시설 점검, 물류, 농업, 해양 감시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큰 영역이다.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곳에서 드론이 영상과 센서 정보를 확보하고 물자를 운반하거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저고도는 사람의 생활권과 맞닿아 있다. 드론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비행 안전과 소음, 사생활 보호, 충돌·추락 위험, 비행경로 관리 문제가 함께 커진다. 통신 안정성과 사고 책임, 보험, 불법 드론 대응 체계도 필요하다. 기술이 하늘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조건과 시민이 그 하늘을 신뢰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 자동화될수록 커지는 책임
AI와 자율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체를 직접 조종하던 사람은 임무를 설계하고 AI가 분석한 정보를 검증하며 비상 상황을 판단하는 역할로 이동한다. 특히 국방과 공공안전 영역에서는 자율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지휘·통제와 책임의 원칙이 중요해진다.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는가보다 어떤 판단을 끝까지 사람이 맡아야 하는가를 분명히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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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바이어 상담 장면

코엑스 전시장에 늘어선 드론과 무인헬기, 무인차량만 보면 무인이동체 산업은 기체의 미래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주변에는 안테나와 센서, 반도체와 AI, 대드론 장비, 정비 체계와 해외 바이어가 함께 서 있다.

드론은 이제 하나의 제품을 넘어 여러 산업이 만나는 플랫폼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음 경쟁은 더 많은 기체를 띄우는 데 있지 않다. 기체와 사람, 통신망과 데이터, 방어체계와 공급망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른다. 드론이 ‘잘 나는 기계’를 넘어 하나의 산업이 되는 지점도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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