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반도체 수출이 466억 5,000만달러로 월간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5%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자동차와 선박 수출은 감소했지만 반도체와 컴퓨터 등 IT 품목의 강세로 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900억달러를 넘어섰다.
산업통상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8월 수출입동향 브리핑을 열고, 8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7% 증가한 982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635억 1,000만달러로 22.5% 늘었고, 무역수지는 347억 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e브리핑 영상 캡처)
수출은 지난 6월 1,020억달러, 7월 990억달러에 이어 석 달 연속 900억달러를 웃돌았다. 8월 수출액은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많았고,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44억 7,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40억달러를 넘었다.
반도체·컴퓨터 빼도 수출 8% 증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209.0% 증가했다. 구글·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AI 인프라 수요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수출액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반도체 비중이 전체 수출의 절반에 가까워지면서 특정 품목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비중만 놓고 보면 편중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자동차와 선박 수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고, 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한 수출도 8% 증가했다”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수출은 20% 증가했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함께 제외해도 수출이 8% 늘어, IT 품목 외 수출 기반도 증가 흐름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강 실장은 “수요와 단가 흐름, 공급 여건을 고려하면 반도체 수출 호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길게는 내년 초까지도 좋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수출은 62억 4,000만달러로 419.5% 급증했다. 기업용 SSD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18억 8,000만달러로 21.2% 늘며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자동차·선박 감소는 인도·조업 일정 영향
자동차 수출은 38억 5,000만달러로 29.8% 줄었다. 주요 완성차 업체의 하계휴가가 지난해 7월 말에서 올해 8월 초로 이동하면서 비교 기준이 달라졌고, 임금·단체협약 과정의 부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
강 실장은 자동차 수출 감소를 구조적인 수출 악화보다 조업일수 변화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하반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 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선박 수출은 인도 물량 감소로 16억 9,000만달러를 기록해 45.9% 감소했다. 8월 선박 인도는 지난해 21척에서 올해 14척 수준으로 줄었다. 산업부는 선박 수출이 월별 인도 일정에 따라 변동폭이 큰 만큼, 9월 이후에는 회복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제품은 물량 줄고 수출액 늘어
석유제품 수출은 68억 4,000만달러로 65.3% 증가했고, 석유화학 수출도 38억 6,000만달러로 12.2% 늘었다. 다만 물량은 각각 2.2%, 7.0% 줄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불안 등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오르면서 금액 기준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8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8.8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7.9% 상승했다.
소비재 품목도 증가세를 보였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14억 1,000만달러로 22.3% 늘었고, 화장품은 13억 1,000만달러로 52.1% 증가했다. 농수산식품 수출도 9억 8,000만달러로 1.5% 늘었다. 세 품목 모두 8월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철강 수출은 21억 1,000만달러로 7.9% 증가했다. 유럽연합(EU) 시장에서는 저율관세할당(TRQ) 도입과 현지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했지만, 산업부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맞물려 강관·형강·강판 등의 대미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의 ‘2026년 8월 수출입동향’ 통계를 바탕으로 제작한 AI 생성 인포그래픽
대미 흑자 확대…9월 누적 수출, 지난해 연간 실적 넘어설 듯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241억달러로 119.3% 증가했고, 미국 수출은 165억달러로 89.3% 늘었다. 아세안 수출도 190억 9,000만달러로 75.4% 증가했다. 중국과 미국 수출은 반도체가 증가세를 주도했고, 아세안에서는 반도체·석유제품·디스플레이 등이 함께 늘었다.
유럽연합 수출은 66억 2,000만달러로 14.6% 증가해 9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중동 수출은 자동차·일반기계·석유화학 등의 부진으로 11억 9,000만달러에 그쳐 15.0% 감소했다.
강 실장은 대미 무역흑자가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 1,000억달러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수출은 6,93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누적 무역수지는 2,025억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2억달러 늘었다.
강 실장은 “9월 중 누적 수출액이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흐름을 고려하면 연간 수출 1조달러와 무역수지 흑자 3,000억달러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