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에 따른 기본사회 공론화에 참여한 국민숙의단의 98%가 숙의토론 이후 사회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토론을 거치며 의료·교육·돌봄 등 기본서비스 확충과 미래 위기에 대비한 공동자산·기금 조성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세금 부담과 공공기금 운용 손실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졌다.
김정훈 기본사회 공론화전문위원장은 14일 국민숙의단 숙의토론회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는 학습과 토론에 참여한 숙의단의 응답으로, 정부의 확정된 정책이나 일반 국민 전체의 찬성률을 뜻하지는 않는다.
223명 참여…청소년·청년 102명 포함
국민숙의단은 전국 만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화번호 추출 방식으로 모집했다. 성별·연령별·권역별 인구 비례를 고려했으며, 참여자 223명 가운데 만 15~34세 청소년·청년은 102명이다.
참여자들은 자료집과 온라인 강의로 사전 학습을 거친 뒤 9월 19~20일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에서 AI 전환과 소득 보장, 기본서비스, 일자리, 재원 마련 등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모집 시점과 토론회 시작 전, 종료 시점에 세 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발표 결과에는 전국 인구 분포를 반영한 가중치를 적용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6.6%포인트다.
AI 확대에는 긍정적…일자리·소득격차 우려 상승
숙의단의 95%는 AI 도입을 사회 전반에 확대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AI가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은 82%였고, 만 15~34세에서는 76%였다.
청년의 취업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숙의 전 86%에서 숙의 후 95%로 높아졌다. 중장년의 재취업·직업 전환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도 86%에서 91%로 상승했다. AI 활용 격차가 심각하다는 응답은 70%에서 88%로 늘었다.
AI의 이익이 일부 대기업·플랫폼 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는 응답은 90%, 소득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86%였다.
고용 형태에 따른 인식 변화도 엇갈렸다. 향후 10년 안에 자신의 일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정규직에서 62%에서 59%로 낮아진 반면, 비정규직·플랫폼 종사자에서는 51%에서 67%로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질의응답에서 정규직의 상대적으로 낮은 불안 체감과 AI 활용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좀 더 엄밀한 분석은 앞으로 진행해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기본사회 공감 93%…의료·주거·돌봄 보장 우선
기본사회 방향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숙의 전 91%에서 숙의 후 93%로 높아졌다. 기본사회가 실현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은 65%에서 83%로 상승했다. 만 34세 이하에서는 49%에서 72%로 늘었다.
기본사회에서 중요한 내용으로 의료·주거·교육·돌봄 등 기본서비스 보장을 꼽은 응답은 60%, 기본적인 소득 보장은 42%였다. 우선 보장해야 할 서비스에 대한 응답은 의료 86%, 주거 52%, 돌봄 50% 순이었다.
가족·지역사회를 돌보는 기간에는 94%, 재교육·훈련 기간에는 92%, 구직·직업 전환 기간에는 84%가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AI에 따른 고용위험을 기업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78%였다. 기업이 재교육과 고용 전환 지원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는 93%가 동의했다.
재원은 기본서비스·재투자에…추가 부담 의향 59%
AI 관련 재원의 우선 사용처로 교육·의료·돌봄 등 기본서비스 확충을 선택한 비율은 숙의 전보다 21%포인트 늘어난 46%였다. 국민 공동자산·미래대응기금 조성은 14%에서 30%로 높아졌다.
일시적으로 발생한 추가 재원을 기금이나 공동자산으로 남겨 미래 위기와 장기투자에 대비해야 한다는 응답은 46%에서 61%로 늘었다. 공동자산의 투자 수익을 당장 배분하기보다 재투자해야 한다는 응답도 49%에서 67%로 상승했다.
재원 마련 방안별 동의율은 공기업·공공자산·국가투자 수익 활용 98%, 비과세·감면 정비와 재정사업 효율화 97%, 초과세수·개발이익의 미래기금 적립 96%였다.
AI로 큰 이익을 얻는 기업의 수익 일부를 세금이나 사회적 기여로 확보해 고용·소득 전환 지원에 쓰는 방안에는 83%가 동의했다. AI 대기업의 초과이윤을 협력사·종업원과 공유하는 방안에 대한 동의율은 78%였다.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할 의향은 54%에서 59%로 높아졌다. 동시에 기본사회 정책 확대에 따른 세금 부담 증가 우려는 83%에서 90%, 공공기금 운용 손실 우려는 75%에서 80%로 상승했다. 김 위원장은 재정의 효율성과 투명한 운용이 먼저 전제돼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정책의제기획단 거쳐 11월 제안서 제출
설문 결과와 분임토의 의견은 국민숙의단 22명과 전문가 22명으로 구성된 정책의제기획단에 전달된다. 기획단은 10월 18일과 31일 워크숍을 열어 정책 과제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정책제안서는 11월 초 숙의단 223명의 확인을 거친 뒤 11월 중 기본사회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