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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안전공사, 부실한 실증사업·무리한 보급 안전 '뒷전'

수십억의 예산을 투입한 원격감시장치가 성능 부족으로 보급이 중단됐다. 사전에 예산을 투입한 장비 4대 중 1대는 고장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 병)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공공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한국전기안전공사에게 수십억 원을 투입하고도 성능 미흡으로 보급이 중단된 ‘미리몬’의 문제를 지적한 뒤, 국민의 전기안전을 책임져야 할 전기안전공사가 안전은 뒤로 한 채 졸속으로 기기보급 사업을 추진한 것을 강하게 질타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약 26.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원격감시장치인 ‘미리몬’을 개발했다. 남평화시장 등 전통시장⸱문화재⸱교통시설물⸱취약계층 등 전기요인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높은 설비 위주로 현재까지 38개소에 5,352대 설치⸱운영하고 있었는데 최근 기기 오류 문제로 보급이 전면 중단됐다.

김성환 의원은 “상당수 미리몬 장치에서 측정값 오차, 통신 이상 등의 문제점이 발생해 보급이 전면 중단됐다. 오차율이 무려 20~25%로, 4대 중 1대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 재보급까지 2년 정도가 걸릴 예정이며 소요 예산액은 약 10억 원 정도다”라며,

“미리몬을 보급하기로 한 지자체와의 계획이 지연되고 있고, 기술 이전을 계약한 업체에는 계약해지 또는 변경으로 계약금을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보급⸱기술이전 계약까지 완료했는데 이제와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사업이 관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전기안전 원격감시시스템 세부 추진계획’을 살펴보면 미리몬의 보급 실패는 충분히 예견된 문제였다. 기술개발에서 실증을 거쳐 제품화와 보급확대에까지 통상 수년이 소요되지만, 미리몬은 2016년 기술 개발 이후 같은 해에 시범사업(189세대)이 추진됐고, 2018년부터 시제품 3천여 개가 보급됐다. 동시에 기술 고도화 사업이 진행됐고 해당 제품은 바로 다음해 보급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기술 개발 후 필요한 기간을 확보하고 실증사업을 진행했어야 하지만 제품 개발과 실증사업⸱보급사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제품화, 기술 고도화, 사업화에 치중하면서 성능 미흡으로 보급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 발생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성환 의원은 “현재 보급된 제품의 61%(계약금액 6.7억 원)가 2018년도에 제작됐는데, 해당 제품을 제조한 업체가 의복 도매상인 ‘OOO장갑’이었다. IoT장치와 연관 없는 기업이 납품업체로 선정된 것인데, 해당 기술이 없다 보니 전기안전공사에게 기술이전을 받은 다른 업체에게 미리몬을 재납품받았다”며 업체선정과정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어 “공사는 전기안전을 위해 개발한 고가(20~50만원)의 장비를 실증도 하지 않고 보급을 병행했다.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전기안전공사가 부실한 전기 장치를 보급하는 것이 됐다. 공사는 미리온 보급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우선 기술검증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한전에서 보급하고 있는 AMI(지능형계량기)와 전기안전기능을 연계해 효율성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운 기자 기자 프로필
김지운 기자
jwkim@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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