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배너
윙배너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서비스 가속화 속 소외받는 노인들

키오스크 주변 사용법 게시 및 고령자용 화면 제공 필요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은 탓인지 영화관 카운터에는 직원도 없고 기계로만 예매가 가능하게 해놨다. 눈도 어둡고 기계도 다루지 못하는 노인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영화관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최근 음식점 및 카페, 영화관 등에서는 인건비 절감 및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키오스크(kiosk, 무인정보단말기)를 늘리고 있으며, 일부 매장의 경우에는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사람 없이 기계로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비대면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매장 이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령층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영등포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67세 B씨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해 겨우 매장에 들어왔다”며 “기계로 주문을 하려고 해도 작동법도 모르고 글자도 영어로 돼 있는 게 많아 한참 애를 먹었다”고 하소연 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서울 거주 65세 이상 고령소비자 10명을 대상으로 버스터미널, 패스트푸드점, 은행의 키오스크 이용 모습을 관찰한 결과, 영문 등 익숙하지 않은 용어나 초성검색 등 조작방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키오스크 이용 중 시간 지연, 주문 실패 등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감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서비스 가속화 속 소외받는 노인들 - 산업종합저널 동향
한 할아버지가 영화관에서 키오스크를 작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2040년 이면 우리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이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고령화 속도보다 더욱 빠르게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어 고령층이 이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의하면,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 고령층 등 정보취약계층 중 고령층이 64.3%로 일반 국민 대비 디지털 정보화 종합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고령자가 매장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키오스크 이용을 돕는 ‘직원 호출벨’ 설치가 필요하다”며 “키오스크 주변에 사용법 게시, 음성안내 제공, 고령자용 화면 제공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0 / 1000


많이 본 뉴스

[기획 2편] “인간형 로봇의 꿈, 기술보다 더 느리게 걷는다”

2021년,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육체노동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옵티머스(Optimus)’라는 이름의 인간형 로봇을 세상에 소개했다.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인간처럼 걷고 말하며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진짜 로봇’의 탄생이었다. 그는 이 로봇이 테슬라 차량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기획 1편] 인간의 일을 넘겨받은 기계, Figure 03의 선언

“인간형일 필요는 없었다…그러나 인간의 자리로 들어왔다” 인간은 오랫동안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왔다. 하지만 지금, 이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로봇이 현장을 대체하고, 인공지능이 생각을 모방하며, 일하는 인간의 자리가 서서히 해체되고 있다. 본지는 이 흐름 속에서

[심층] ‘유령기지국’ 통한 소액결제 피해…디지털 인증 체계의 사각지대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에서 KT 이용자를 중심으로 소액결제 피해가 다수 보고되면서, 불법 초소형 기지국, 이른바 ‘유령기지국’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KT는 9일 일부 통화 기록에서 실존하지 않는 기지국 ID가 확인됐다고 밝혔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현장

[심층기획] “기술을 지켰다면, 사업은 무너지지 않았다”

기술을 빼앗겼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그는 너무 늦었음을 깨달았다. 함께 개발하자며 도면을 요청한 상대는, 이후 연락을 끊었고 몇 달 뒤 유사한 제품을 출시했다. 계약서에는 권리 귀속 조항이 없었고, 그가 증거라고 주장한 파일은 상대 기업의 서버에 있었다. 법원은 입증 부족을 이유로






산업전시회 일정


미리가보는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