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SS 시장은 2019년 시작된 산발적 화재와 관련 지원책 규모 감소로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ESS 신규 설치 사업장은 지난 2018년 975개에서 지난해 479개로 반 토막이 났다. 용량(㎿h)을 기준으로 하면, ESS 설치는 지난해 2천866㎿h였으나, 올해 98㎿h로 빠르게 축소됐다.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충전)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방전) 장치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며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이다.
그동안 태양광·풍력 연계형 ESS에 적용되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4.0’이 올해부터 ‘0’으로 정책이 변경되면서 국내 ESS 업계는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REC 가중치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에 지급하는 일종의 정책보조금으로, 이 제도가 사라지면 그동안 재생에너지 생산 대가로 4~5배만큼 추가로 지급받았던 보조금도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ESS 기업들은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전기차 충전소 연계형 ESS 개발 착수
(주)비에이에너지는 이달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된 '2021 세계 에너지저장시스템 엑스포(ESS EXPO 2021)'(이하 엑스포)에서 자체 개발한 ESS 안전 관리 시스템 ‘SMS(Safety Management System)’를 선보였다.
이 회사의 이지현 연구원은 “SMS는 추가적인 환경 센서를 부착해서 미세먼지, 진동, 일산화탄소 등을 모니터링 하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SMS는 기존 에너지운영시스템(EMS)과는 다른 별개의 시스템으로, 안전 관련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단계별 경보 기능이 작동한다. 또한, 진동이 감지되면 경보 단계에 따라 팝업 형태로 상황을 알려 ESS 운영 도중 발생하는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국내 140여 개 사이트에 SMS를 구축한 비에이에너지는 최근 ESS 시장이 축소하는 상황에 대응해 태국과 동티모르 등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전기차 충전소 연계형 ESS를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데, 충전소 인프라는 부족해서 퇴근 시간 등 일정한 시간대에 충전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며 “전력 수요 피크시간대에 대비해 ESS에서 낮에 전력을 충전한 뒤 저녁 시간 동안 방전해 주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해외 판로 개척, 공장피크용 ESS 및 관공서 수요에 집중
전국 50여 개 ESS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는 이엘티(주)는 엑스포에서 ESS를 통합·관리하는 자체 기술인 'ELTIS 시스템'을 선보였다.
ESS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어하는 자체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이엘티도 국내 ESS 시장 축소 상황에 따라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 중 동남아시아 지역은 전기 공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ESS 사업에 관심과 수요가 많은 편이어서 새로운 판로로 적합했다.
이엘티는 해외 판로 개척뿐만 아니라, 공장피크용 ESS 및 관공서 수요 모색 등 국내 시장 축소에 대응하고 있다.
박건수 수석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고압전력을 사용하는 건물은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한 최고피크치를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정해진다. 최대전력 수요관리, 즉 피크제어가 이뤄져야 전기세 절감이 가능하다. 전력 소비량이 많은 대형 공장에 ESS 설비를 구축해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박 팀장은 “최근 관공서 건물을 지을 때 필수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ESS까지 사용해야 하는 법안이 생겼다”며 “시장이 어렵지만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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