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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늘어나는 무인(無人)점포, 사라지는 구멍가게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 마련해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펼쳐진 언택트 시대는 사회 전반에 키오스크와 로봇 보급을 가속화했다.

사람 대신 로봇·키오스크가 반겨주는 무인점포는 해마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가 발표한 ‘주요 업종별 신규 개설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이후인 2021년을 비교한 결과 자동판매 및 무인결제를 활용한 신규 가맹점 비율이 440% 증가했다.

[르포] 늘어나는 무인(無人)점포, 사라지는 구멍가게 - 산업종합저널 정책
서울 구로구에 있는 로봇 카페에서는 로봇이 손님을 맞이한다.

키오스크(전자가판대)와 직원 돕는 로봇 등장

최근 본지 기자가 방문한 서울 구로구 소재의 한 무인 카페에서는 로봇 직원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무인카페의 양 끝 자리엔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키오스크와 스낵 및 음료 진열대가 자리 잡고 있다. 키오스크를 통해 음료를 주문하자, 쇼케이스 내부에 있는 로봇이 커피를 제조했다.

키오스크는 고객이 스스로 정보를 확인하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무인 단말기다. 주로 교통카드 충전기, 건물 안내, 무인 민원 발급기 등 공공 분야에서 일찍 활용했다. 민간에서의 키오스크 상용화는 2015년 이후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늘었다.

키오스크에 주문과 결제 업무를 맡기면, 점포의 주인은 음식을 제조하는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수 있고, 손님들은 주문한 음식을 신속히 제공 받을 수 있다.

[르포] 늘어나는 무인(無人)점포, 사라지는 구멍가게 - 산업종합저널 정책
로봇암(Robot arm)이 직접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또 다른 로봇 카페에서는 사람의 팔을 닮은 로봇암(Robot arm)이 시선을 붙들었다. 앞서 소개한 무인 매장과 달리 이곳은 ‘완전한’ 무인점포는 아니다. 상주한 직원이 손님 응대를 도우면 천장에 달린 로봇암이 커피를 제조해 직원을 돕는 방식이다.

커피를 만드는 로봇암만큼 시선을 끈 것은 서빙 로봇이다. 이 매장에 있는 서빙 로봇은 매장을 돌며 빈 컵과 트레이를 수거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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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로봇 카페의 서빙 로봇이 충전 중이다.

카페 직원인 A씨는 “매장에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로봇을 작동해 도움을 받는다”며 “로봇을 본 손님들은 놀라워 하면서도 흥미를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 뒤안길로 사라지는 구멍가게

디지털 전환 추세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로봇카페, 무인카페, 무인편의점 등 다양한 무인점포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비해 디지털 소외계층인 노령층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르포] 늘어나는 무인(無人)점포, 사라지는 구멍가게 - 산업종합저널 정책
서울 구로구에 있는 구멍가게

서울 곳곳에 아직 남아있는 소형 소매점들은 낡은 건물과 파손된 간판을 건 채로 전형적인 구멍가게의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이전의 구멍가게의 상황은 대기업들이 유통 시스템 인프라를 강화해 대형 할인마트와 편의점 등을 늘리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 사라지는 추세였다.

이에 정부는 영세 사업자들의 불이익을 덜어주기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설상가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디지털 전환 추세 등으로 동네 구멍가게들은 운영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몇몇 소형 소매점 대표들은 키오스크를 도입해 무인 편의점, 아이스크림 가게, 무인 카페 등으로 사업장을 변경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동네 자리를 지키며 가게를 운영해 온 대부분의 구멍가게와 슈퍼마켓은 이제 추억만 남은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있다.

소형 소매점 A대표는 “우리 가게는 단골손님들로 인해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다른 소형 소매점들은 훨씬 심각한 상황일 것”이라며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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