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 산업과 환경③] 친환경 전시산업, 누가 이끌 것인가 - 산업종합저널 전시회](http://pimg.daara.co.kr/kidd/photo/2022/09/29/thumbs/thumb_520390_1664442491_6.jpg)
경기도 김포시의 한 야적장. 전시장에서 활용한 목재들이 야적장 한 편에 산처럼 쌓여있다.
도심 곳곳에서는 주마다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금도 전시장 한 편에선 다음 열릴 행사를 위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행사 규모와 취지에 맞게 플라스틱이며 철근, 나무 목재 따위로 전시장은 매주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다.
MICE 산업과 환경 보도(본지 인터넷판 9월 2일, 23일자)에 이어 이번에는 전시업계의 친환경 노력에 대해 살펴본다.
하지만 이번 3편을 취재하는 동안 연락이 닿은 취재원 대부분은 관련 내용에 대해 모른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전시산업의 친환경을 이끌 주체는 누구인가?
친환경 노력은 있으나…
전시업계는 친환경 전시를 위해 일련의 과업 등을 진행 중이다. 본지가 이를 확인해본 결과,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이하, 진흥회)는 지난 2016년부터 친환경 전시자재의 국산화 및 상품화 사업을 진행하고, 해마다 결산 내용을 취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적은 좋지 않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진흥회 관계자는 “실적 데이터는 따로 집계하고 있지 않지만, 실제 전시 판매량은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마도 코로나19로 비용 부담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폐목재를 통해 재활용 캠페인을 진행했던 벡스코의 한 관계자는 “못이나 페인트칠한 목재를 골라내고, 다음 전시 준비로 빠르게 철거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으로 캠페인을 지속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한 전시 임대 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친환경 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며 멋쩍어하기도 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현재 업계 입장에선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전시회가 다소 위축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친환경 활동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임대 업체 측은 전시서비스 업체나 주최사 측에 친환경 자재 활용을 권유하고는 있지만, 강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본지와 통화한 한 주최사측 관계자는 “ESG 관련 프로그램 등 친환경 전시를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는 있다”면서도 “모든 주최사가 다 그렇진 않겠지만, 코로나19로 전시 규모가 줄면서, 다들 생존하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산업, 친환경 이끌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전시산업의 부흥을 위해 제정한 ‘전시산업발전법’에도 친환경 활동을 실행할 주체나 노력 등에 관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전시 산업의 지원과 관련 규정 등의 내용만 포함돼 있을 뿐, 기껏해야 폐기물처리장 설치와 운영에 관한 내용만 명시돼 있다.
이처럼 서로가 각자의 이유로 친환경 활동을 미루고, 주체마저 불분명한 가운데 전시 업계가 저마다 내걸고 있는 ‘ESG’ 슬로건은 현실과 거리가 먼 상황이다.
전시산업 친환경은 누가 이끌어야 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업계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환경운동연합의 박나윤 자원순환파트 활동가는 “전시임대업자들도 전시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니, 당연히 사회적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면서 “전시 서비스 업계 주최측, 임대사업자 등 업계 전반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령으로 강제할 수는 없어도, 전시업 친환경화를 위한 내용이 상징적으로라도 담길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희대 컨벤션전시경영학과의 김철원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업계의 노력으로 예전보다는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알고있다"면서도 "업계 특성상 자생적으로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부스 제작 업체 입장에선 비용적 부담이 크고 친환경 소재 개발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공공성을 띠는 전시임대업 측에서도 상생하겠다는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 차원에서 규제나 지원 두 가지 방향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공동취재=최 준 기자·강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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