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기업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져 금융권으로부터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나, 매출이 늘어났음에도 정책 금융 기관들은 재원이 소진됐다며 한도 증액을 거절하고 있다”며 “부족한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할 경우, 수출을 해도 금융비용을 해외 금융기관에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B기업은 “수출 시 부가세를 분기별로 환급받다 보니 지금처럼 자금 상황이 어려울 때는 이자부담도 크고 유동성 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며, “한시적으로 수출 부가세 환급 주기를 월별로 바꿔준다면 기업들의 자금 흐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C기업은 “매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해 전적으로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 중소기업들은 제대로 된 신용평가도 받을 수 없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적용돼 애로가 크다”고 토로했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15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수출기업 금융애로 현안 점검 간담회’를 갖고, 수출기업 및 금융 전문가와 함께 금융애로 타개를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야기된 글로벌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여건이 악화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의 금융애로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의 자료를 인용 “이자율 0.25%p인상 시 기업의 이자부담은 2.7조원 늘어나므로, 지난해 8월 이후 이어진 8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약 24조원 증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만기 부회장은 "최근에는 자금시장 경색으로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 이용을 늘려가는 가운데, 은행들은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함으로써 우량 수출 중소기업들의 은행권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의 고금리 정책이 효과를 보이며 코로나19는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마저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물가상승을 초래했던 근본요인이 완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불확실성은 있으나 이제 위기의 끝이 보이는 점을 감안해 우리 수출기업들이 이 기간을 잘 넘길 수 있도록 특별 저금리 적용, 원리금 만기 상환 한시적 유예 및 보증기간 연장 등 정부 지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수출기업들의 생산비용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여러 반시장적 제도 도입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안전운임제와 관련해서 그는“화물연대 등 집단의 힘으로 애로를 타개해가는 차주들과 달리, 흩어진 다수의 영세 수출업자들은 차주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 애로를 제대로 호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점에서 교통안전 효과도 불분명하고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제도이면서 특히, 계약당사자도 아닌 화주가 물건 운송을 부탁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안전운임제는 즉각 폐지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화물연대가 지난 6월에 이어 오는 24일 예고한 총파업은 생존위기에 봉착한 중소수출업계엔 더욱 가혹한 어려움을 야기하는 이기적 행동이 될 것”이라면서 “화주인 수출업체들이 살아남아야 차주와 운송업체의 일감도 살아남고 함께 성장해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화주와 차주 그리고 운송업체 등 물류주체 3자가 ‘윈-윈-윈(Win-Win-Win)’ 하는 대안 마련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금융시장 환경 및 시사점’ 발표를 통해 우리 경제가 올해 2.6%에서 2023년 1.7%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2023년 총수출 및 총수입 증가율도 각각 1.0% 및 1.7%로 전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금리의 2022~2023년 인상분을 반영해 단기물 금리는 급등한 반면, 장기물 금리는 잠재성장률 등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소폭 상승하며, 2010년대 이후 최초로 장단기금리차(10년/3년) 역전했다.
올해 들어 특수채 및 은행채를 중심으로 순발행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채 및 회사채는 강원도의 채무불이행 이후 발행잔액이 크게 줄었다. 단기자금시장에서도 금리인상기조로 단기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유동성 감소 및 신용경색에 의한 단기자금시장 여건 악화가 점쳐진다.
10월 중 총 CP, 전단채 발행건수 및 잔액의 뚜렷한 감소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지만, 개별적으로 발행금리 급등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어 전체 CP, 전단채 시장 자금난 심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은행권의 상황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 정상화 유예 등으로 다소 여유가 발생했으나, 최근의 채권시장 경색, 고환율 및 고금리 추세로 은행의 자금조달 측면에서 애로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출기업에 자금공급이 특별히 제약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을 감안하면 자금공급 측면에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프로그램 등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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