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산업은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전기자동차, 차량 공유 서비스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도입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뿐 아니라, 거대 IT 기업도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3 미래모빌리티 트렌드 및 완전자율주행차 세미나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를 조명하는 ‘2023 미래모빌리티 트렌드 및 완전자율주행차 세미나’가 22일 상암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진행됐다. 조경민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이사, 오선주 삼일회계법인 경영연구원 연구위원, 황도연 오비고 대표 등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가해 인사이트를 전했다.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내연기관차는 통신으로 연결되는 전기 스마트카로 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공유자동차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오선주 연구위원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은 제조, 판매, 유지보수를 통해 이익을 얻었지만, 미래차 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가 부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동화로 탄생한 'SDV', 주변 환경-자동차 연결하는 ‘커넥티드 카’ 초석
‘전동화’는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를 이끌었다. 전기차로 본격적인 전환이 시작되면서 통신 및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이 고도화됐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탄생했다.
SDV는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관리하는 자동차를 뜻한다. 과거의 휴대폰과 지금의 스마트폰을 비교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새로운 기능을 넣기 위해 하드웨어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앱(App)을 설치해 원하는 기능을 넣는다.
기계공학 중심의 하드웨어가 자동차 산업의 주였던 과거와 달리, 소프트웨어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SDV는 구조가 복잡하다. 우선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플랫폼(OS)과 차량 데이터를 처리할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제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능 및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이 각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내부 부품도 복잡하다. 엔진, 파워, 에어컨, ABS, 램프 등 각 기능을 조절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가 60~100여 개 탑재되는데, 이를 각각의 케이블로 MCU(Micro Controller Unit)에 연결해야 한다.
배선 자체의 무게도 많이 나가고, 연결도 어렵다. 테슬라‧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는 구역과 기능별로 ECU를 통합해 배선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복잡한 SDV, 왜 만들까? “돈이 되니까”
완성차 업체들은 왜 복잡한 구조의 SDV를 개발하려 힘쓸까. 황도연 오비고(OBIGO) 대표는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현재 내연기관차 제조업체는 차량 한 대 당 10퍼센트(%)정도를 이익으로 가져간다. 전기차는 5퍼센트 정도다. 소프트웨어 비중이 커지면 하드웨어 업체의 이익이 줄어든다. 전기차 제조업체는 어떻게 수익을 낼 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SDV는 단순히 차량의 센서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수집한 차량 데이터로 부수적인 사업을 창출할 수 있다.
테슬라는 차량 데이터를 분석해 테슬라 차량의 사고율이 다른 전기차보다 적다는 결론을 얻었다. 차량 사고율은 보험 원가를 산정하는 근거가 된다. 사고가 많이 나는 차는 보험료가 오르고, 적은 차는 떨어진다. 테슬라는 자체 보험 서비스를 출시했다.
일반 보험이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반면, 테슬라 보험은 빅데이터 기반이다. 충돌 경고, 급정거, 급회전 등 운전자의 패턴을 측정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황도연 대표는 “테슬라는 이미 보험으로 많은 고정 수입을 확보했지만, 추후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는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 테슬라는 빠져나가야 하는 도로로 알아서 나가거나, 빨간 불에 정지하는 등의 추가 기능을 구독형 소프트웨어로 제공한다. 하드웨어 값은 판매할 때 받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추가 매출을 얻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앱으로 차량 소모품 현황, 안전 운전 분석 등을 확인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이를 응용한 보험 서비스도 출시 예정이다.
차량의 결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것도 큰 이점이다. 소비자가 문제를 발견하고 신고하기 전에, 미리 문제 사항을 알고 대규모 리콜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주변 환경과 자동차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카'가 대세가 될수록 SDV 시장도 성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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