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20세)의 어머니는 전업주부다. 젊은 시절 사무직으로 일했으나 아이를 낳고 육아를 시작하며 일을 그만뒀다. 덕분에 김 씨는 어린 시절 많은 추억을 쌓았지만 커가면서 '어머니가 나 때문에 잘하던 일을 그만두고 경력단절을 겪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과 죄송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틈틈이 준비해온 김 씨의 어머니는 자녀의 입시가 끝나고 중소기업 재취업에 성공했다. 김 씨는 어머니가 계속 일해 오셨더라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더 높은 연봉을 받으셨을 것임에도 재취업해 일할 수 있음에 행복해 하시는 걸 보며 어머니가 얼마나 자신의 일을 사랑하셨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3일 서울시가 주최한 '2023 서울우먼업 페어' 참관객들이 토크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였다.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경력단절 사유'로 육아를 꼽은 사람은 전체 139만7천 명 중 59만7천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결혼 (36만8천 명), 임신출산(31만8천 명)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 경력단절여성은 약 24만 명으로, 이중 86%가 3040여성이다. 경력단절의 원인은 육아(42.8%), 결혼(26.3%), 임신출산(22.7%) 순으로 나타났고, 경력단절여성이 다시 재취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7.8년으로 조사됐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여성들이 젊을 때 꾸준히 일하다가 50대에 은퇴하는 패턴을 보이는 반면, 한국은 20대에 취업 후 30대에 임신출산 등으로 그만두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다시 일을 시작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생 상황에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저출생에 미치는 영향과 근본적으로 선행돼야 할 것들을 고민하며 '서울우먼업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는 '2023 서울우먼업 페어'가 개최돼 재취업을 희망하는 많은 여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 현장에서 여성들의 재취업을 돕는 사단법인과 기관 등을 찾았다.

루트임팩트가 3일 '2023 서울우먼업 페어'에 참가해 운영 프로그램 등을 소개 중이다.
루트임팩트는 사회 곳곳의 체인지메이커를 발굴하고, 이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체인지메이커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든 개인과 조직, 임팩트는 체인지메이커 개인 및 조직이 만드는 사회적 가치를 말하고, 이같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임팩트 생태계라 지칭하고 있다.
루트임팩트는 '2023 서울우먼업 페어'에서 경력보유여성을 위한 커리어 재시작 프로그램, 리부트캠프 RE:BOOT CAMP를 소개했다.
루트임팩트의 홍주은 프로젝트 리드는 "2018년부터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스타트업 및 사회적 기업들과 경력보유여성을 연결해 여성 인력의 채용을 돕는 프로그램"이라며 "경력보유여성 4~5인이 팀을 구성해 파트너사의 프로젝트를 10주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내용으로 작은 인턴십 활동이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주은 리드는 "경력단절을 겪으며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에게 일감각을 키워주는 워밍업 프로그램이 되어 줄 것"이라며 "우리는 임팩트 지향조직으로서 산업계에 계속 선한 영향력이 퍼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ICT콤플렉스가 3일 '2023 서울우먼업 페어'에 참가해 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참관객에게 상담 및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ICT콤플렉스(ICTCoC)는 ICT 개발자 양성 및 취업·창업 전문 지원 기관이다.
2019년 3월에 개설돼 4차 산업 핵심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AI, 블록체인 등 기술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이를 실전 역량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데이터 기반 실증 훈련 및 테스트가 가능한 제반 환경을 구축하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시설에 대해 소개한 ICT콤플렉스 장창영 팀장은 "시설을 이용하시는 많은 분들이 취·창업 분야에 관심이 많다. 구직자에게는 효율성을, 기업에게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취업전문가를 섭외해 일정 수준 이상 직무적합도가 있는 분들에게는 자소서 등 추가 컨설팅을 거쳐 유망기업들에 매칭해주고 있다"라며 "이번 우먼업페어에는 여성 인재 육성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참여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실증 테스트 진행도 ICT콤플렉스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장창영 팀장은 "노인·장애인·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개발 주제를 도출, 7천여 개의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회원사 및 대학, 유관기관들이 협업헤 맞춤형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섭외를 통해 3~5개월 가량의 실증기간도 갖는다. 이렇게 완성된 개발 결과물이 사장되지 않고 지속성을 갖도록 사후 서비스 런칭 및 사업화까지 지원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개발 역량과 더불어 도메인에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하고 협력할 줄 알아야 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인사이트를 섭렵하는 것이 필드에서 요구하는 기본 요소인 만큼 이런 역량을 쌓도록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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