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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 역효과 논란…전문가와 함께 짚어봤다

안전 책임자와 최고 경영자 분리 시도…“법률 해석 주류 바뀌어 처벌 못 피해”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 역효과 논란…전문가와 함께 짚어봤다 - 산업종합저널 정책
2023 국제안전보건전시회

현재 산업 안전 분야 최대 이슈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다. ‘2023 국제안전보건전시회(Korea International Safety&Health Show 2023, 이하 안전보건전시회)’에서 만난 산업안전용품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용품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법령에 명시된 중처법의 목적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하청을 막론하고 사고 책임을 기업 대표에게 묻는 것이다. CEO가 감옥에 갈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안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대표 처벌하면 안전관리 손 뗀다? “법 해석 주류 바뀌어…어차피 처벌 피할 수 없어”

중처법 시행 초기 법안의 해석을 두고 여러 논란이 있었다. 본지 2월 17일자 [중처법 시행 1년, '2023 코리아빌드'에서 본 산업계 대응] 제하의 보도에서 한 공인노무사는 ‘조직을 개편해 안전 관리자를 따로 세우는 등 책임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주요 기소·선고 사례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는 ‘그룹 오너까지 책임 범위를 확대하면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오너에게 오히려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무슨 말일까. 보고서의 논지는 이렇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경영 책임자성의 판단 기준은 ‘안전보건 업무에 기여했는지’다. 경영책임자로 처벌받지 않으려면 안전 관련 지시를 하지 않고, 보고도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중처법은 안전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오너에게 오히려 불리하다.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 역효과 논란…전문가와 함께 짚어봤다 - 산업종합저널 정책
참관객과 상담하는 추원일 노무법인 늘품 공인노무사

안전 관리에 아무리 힘써도 중대재해 가능성을 완전히 없앨 수 없으니, 결국 오너가 처벌 리스크를 피하려 안전 업무에서 손을 떼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주장하는 것처럼 중처법은 현실과 동떨어진 법안일까. 안전보건전시회에서 추원일 노무법인 늘품 공인노무사를 만나 물었다.

그는 “법률 해석의 주류가 바뀌어 안전관리 책임자(CSO)와 최고 경영자(CEO)를 분리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 법률 시행 초기 CSO가 CEO를 대신할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갈렸고, 실제 일부 컨설팅 업체가 책임자를 따로 세우려 시도했지만, 지금은 그런 식의 해석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추원일 공인노무사는 “CSO와 CEO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 법조계의 주류 의견”이라면서, “분리하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처벌은 피할 수 있어도 중대재해처벌법은 피해갈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도 적용 확대…사업주 대응 의지 높아도 지원은 부족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 역효과 논란…전문가와 함께 짚어봤다 - 산업종합저널 정책
고용노동부 부스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설명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은 ‘위험성평가’를 중대재해 예방‧재발방지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기업이 스스로 현장의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위험성평가를 통해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위험성평가가 어려운 것이 문제다. 현장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파악하고, 위험 요인으로 판단되면 대책을 수립, 실행해야 한다. 끝이 아니다. 이 과정을 문서로 기록해야 한다.

2024년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도 중처법 적용 대상이 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중소기업 중대재해처벌법 평가 및 안전관리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50인 미만 중소기업 10곳 중 4곳(40.8%)은 중처법 적용일에 맞춰 의무사항 준수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더군다나 올해 1월부터 이미 적용을 받고 있는 50인 이상 중소기업도 셋 중 하나(34.8%)는 여전히 중처법 의무사항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전문인력 부족(77.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추원일 공인노무사는 “위험성평가는 오랜 제도지만 홍보,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면서, “중처법으로 갑자기 의무화되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대표를 처벌한다고 하니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집행 과정에서 정부가 미숙했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중처법 설명회 행사에 깜짝 놀랄 정도로 사업주들이 많이 찾아왔다”면서, “사업주들의 대응 의지는 높지만, 정부의 지원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추 공인노무사는 “현재 위험성평가 지원 기준이 부처별로 다르고 그 수량도 정해져 있다”면서, “재정적 지원, 대기업과의 협업 지원, 대대적인 위험성평가 홍보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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