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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탈취, 어떻게 대응하고 보호해야 하나①] 투자와 협업으로 가장한 ‘탈취’

별도 법인으로 비밀유지 우회하고, 법적 분쟁 반기는 ‘기술탈취기업’

[기술탈취, 어떻게 대응하고 보호해야 하나①] 투자와 협업으로 가장한 ‘탈취’ - 산업종합저널 동향
기술탈취 예방 및 근절 토론 중인 ‘제8차 KOSI심포지엄’

벤처·스타트업에게 기술, 아이디어는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목숨과도 같은 요소다.

하지만, 이들에게 투자와 협업의 명분으로 접근해와 기술을 탈취하고 카피제품을 내놓는 대기업과의 기술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KOSI)은 이러한 기술탈취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전략모색을 목표로 ‘제8차 KOSI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심포지엄에는 직접 기술분쟁을 겪은 기업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목소리를 냈다.

벤처·스타트업의 혁신 의지 꺽는 기술탈취
헬스케어 기업 ‘닥터다이어리’와 맞춤형영양제 디스펜서를 개발한 ‘알고케어’는 대기업과 기술탈취 분쟁을 겪었다.

두 기업 모두 분쟁을 겪은 대기업들과 투자를 전제로 한 협력을 진행하다가, 대기업 측의 사정으로 협력관계가 종료됐다. 이후 해당 대기업에서 이들과 유사한 제품·솔루션이 발표된 것이다.
[기술탈취, 어떻게 대응하고 보호해야 하나①] 투자와 협업으로 가장한 ‘탈취’ - 산업종합저널 동향
닥터다이어리 송제윤 대표

닥터다이어리의 송제윤 대표는 “대기업의 협력과 투자가 잘못됐다거나, 신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만 탈취해 사용하려는 사례들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송대표는 IT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상향 평준화돼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아이디어 싸움이 IT산업의 핵심이고, 이런 아이디어의 가치를 대기업이 존중해 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벤처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조성하고 확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일부 기업들은 벤처기업들이 개척하는 시장을 지켜만 보고 있다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협력을 제안한 뒤 아이디어만 탈취하는 경우가 많다.

닥터다이어리 역시 국내 빅테크기업의 인공지능 연구 자회사와 진행 중이던 협력관계가, 해당 기업이 헬스케어 분야를 철수하기로 했다며 해지됐다. 그런데 얼마 안 가 빅테크기업에서 헬스케어 자회사가 설립되면서 유사한 서비스가 발표됐다. 닥터다이어리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빅테크 기업 본사는 NDA(비밀유지계약)주체가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송제윤 대표는 “이렇게 여려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회사들이 특정회사와 협력을 가장해 접근해와, 기술을 탈취한 뒤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회사가 다르니 상관없다는 식이 통한다면 법률회피는 굉장히 쉬워 보인다”라며 대책을 호소했다.
[기술탈취, 어떻게 대응하고 보호해야 하나①] 투자와 협업으로 가장한 ‘탈취’ - 산업종합저널 동향
알고케어 유석영 프로

알고케어의 유석영 프로는 “기술분쟁을 겪어본 입장에서, 법적대응보다는 국회나 언론,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공동행동 등이 분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밝혔다.

기술탈취 분쟁은 한 기관에서 전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정부부처, 수사기관이 일부분씩 담당하고 있어 인력이 모자란 벤처·스타트업에서는 대응이 힘들고, 입증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닥터다이어리 송제윤 대표는 “경험상 분쟁이 일어나면 기술탈취를 한 회사들은 언론을 제일 무서워한다.”라며 “해당 회사들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반응을 오히려 반긴다. ‘법적 결과 나오면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라는 식으로 단호한 메시지를 언론에 알리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술탈취, 어떻게 대응하고 보호해야 하나①] 투자와 협업으로 가장한 ‘탈취’ - 산업종합저널 동향
법무법인(유한)클라스 손보인 변호사

지적재산권 등에 관련한 소송업무와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법무법인(유한)클라스의 손보인 변호사는 “분쟁이 일어나면 스타트업은 대응만으로도 벅차 업무가 거의 중단돼버린다.”라고 밝혔다.

그는 법적대응의 치명적인 단점에 대해 설명했다. 소송은 복잡한 사건의 경우 1심 판결까지 2년 정도 소요되고, 대법원 결론까지 7년 넘는 경우도 있다.

손변호사는 “기술에는 보호기간이 있어서, 판결이 나올 시점에는 보호기간이 초과되는 사례가 많다”라며 “그렇기에 법적 해결을 위한 지원수단도 중요하겠지만, 징벌적 손해가 확대돼 기술탈취를 통해 얻는 이익보다 손해가 훨씬 크다는 것이 강조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궁극적으로 스타트업은 법적대응으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대로 발전시켜 사업을 하고 싶은 것”이라며 “따라서 분쟁을 신속히 해결돼야 하고, 행정기관 등에서 중재자 역할을 강하게 할 수 있는 대응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기술탈취, 어떻게 대응하고 보호해야하나②] 특허를 냈는데 탈취를 막을 수 없다?'로 이어집니다.
김대은 기자
kde125@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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