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반도체 공정 액화수소 공급망 완성
'샌드박스 2.0' 체제 전환, 버려지는 우분으로 고체연료 생산
국내 최초로 액화수소를 반도체 생산 공정에 활용하고 버려지는 우분을 고체연료로 만들어 열병합 발전소에 공급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총 21개 과제를 심의·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을 통해 규제샌드박스 운영 부처 중 최초로 누적 승인과제가 500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날 심의를 통해서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 린데코리아는 액화수소를 반도체 공정에 활용할 수 있는 ‘산업용 액화수소 공급 실증’에 착수한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평택 등 공장부지에 액화수소 저장시설을 갖추고 수소를 기화시켜 전용 배관을 통해 반도체 공정에 공급한다. 기존 기체수소 저장에 비해 설치·저장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SK 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승인을 통해 생산·운송에 이어 공급까지 액화수소의 벨류체인이 완성됐고 저장용량이 10배 증가해 효율적인 수소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전북도청은 우분과 보조원료(톱밥, 왕겨 등)를 혼합해 고체연료를 생산한 후 열병합 발전소에 공급한다. 기존 우분 생산 고체연료는 발열량이 낮고 생산되는 품질이 균등하지 못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실증을 통해 보조원료를 혼합해 성능과 생산성을 개선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어 안정적 연료 수급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청 관계자는 “고체연료의 효과적인 생산 이외에도 버려지는 우분의 감소와 환경오염 방지, 고체연료를 활용한 탄소저감 등 친환경적 의미가 크다”며 실증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그 외에도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내 바나듐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전기차 충전소, 개인맞춤형 건강기능 식품 판매 등 산업경쟁력 강화와 국민생활 편의증진에 기여하는 사업모델이 시장에 선을 보인다.
지난 20일 대통령은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제도적 뒷받침이 늦어 혁신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규제샌드박스를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금번 규제특례의 승인이 이뤄졌다. 산업부는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의 성과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규제샌드박스 2.0' 체제로 돌입한다. 기획형 규제샌드박스 도입, 규제특례지원단 출범 등을 통해 선제적·능동적인 제도로 탈바꿈을 시도할 계획이다.
기획형 규제샌드박스는 기존의 사업자 특례신청 방식에서 벗어나 규제개선 효과성이 높은 도전적 과제를 선제적으로 기획해 사업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정부 규제개선 로드맵과 국내·외 연구개발(R&D) 현황, 업계 수요를 바탕으로 과제가 선정됐다. 최초 기획형 규제샌드박스 과제로는 ▲지능형 로봇 ▲신소재 수소탱크 ▲차세대 스마트쉽 등 첨단산업 분야를 실증하고자 한다.
고중량 지능형 로봇의 화물용 승강기 탑승 기준 마련, 고망간강 소재 수소탱크의 기술기준 마련, 자율운항 선박 시스템의 실해역 적용을 목표로 한다. 해당 과제에 대해서는 4월 1일부터 산업부 홈페이지에서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모집한다.
특례 승인부터 기업들의 사업화 성공까지 전주기 기업지원을 위한 규제특례지원단 또한 이날 심의위원회 사전행사로 출범식을 가졌다. 분야별·기능별 전문성을 가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13개 기관이 참여한다.
규제특례지원단은 보다 혁신적인 실증 과제 기획을 지원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실증에 필요한 시험·인증 컨설팅, 판로개척, 표준화 등 후속 사업화까지 기업들을 밀착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안덕근 장관은 “이번 승인과제로 규제샌드박스 운영부처 중 최초로 500건을 돌파해 낡은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고 혁신기술로 신산업에 도전하는 기업들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불합리한 규제는 끝까지 발본색원하고 선제적으로 글로벌 기준을 이끄는 시스템을 구축해 기업활동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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