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에 중대한 도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25%에 이르는 높은 관세율은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인 자동차, 철강, 반도체를 직격하며, 성장률 둔화와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Make America Wealthy Again’ 행사에서 모든 국가에 기본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는 ‘상호관세’ 명목으로 더 높은 수준의 관세가 적용된다. 한국은 일본(24%)과 유럽연합(20%)보다 높은 25%의 관세 대상국으로 지정됐다.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 제품에 약 50%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대부분의 품목이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자동차 산업은 이미 기존 2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으나, 한국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미국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될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철강 업계도 미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와 물량 감소 압박에 직면해 있다. 대체 시장 개척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와 전자산업 역시 미국 시장에서의 투자 확대 요구와 관세 리스크에 노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지 생산이나 공급망 조정을 고려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생산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관세 여파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1.5%에서 0.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IBK 경제연구소는 연간 수출 손실이 약 13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수출 감소와 함께 국내 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자동차와 철강 중심의 수출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한국무역협회(KITA)의 Austin Chang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구조적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자동차와 철강 업계를 위한 긴급 지원책 마련에 착수하고, 미국 측과 관세 조정을 위한 협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업들도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생산 거점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검토 중이며, 현대차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는 단순한 무역수지 개선을 넘어서,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을 시도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은 전략적 외교와 협상을 통해 대응 폭을 넓히고, 기술 개발과 시장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