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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는 ‘반등’ 가리키는데… 제조 현장 덮친 ‘금융 쇼크’ 공포

불안 요인 ‘내수 부진’서 ‘금융 변동성’으로 급변… 23%→43% 수직 상승

한국 제조업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멈췄던 매출과 시황 지표가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 하지만 현장의 표정은 여전히 밝지만은 않다. 물건이 안 팔리는 걱정은 좀 덜었는데, 이제는 환율과 금리라는 대외 거시경제 지표가 널뛰고 있기 때문이다.

지표는 ‘반등’ 가리키는데… 제조 현장 덮친 ‘금융 쇼크’ 공포 - 산업종합저널 FA
이미지=생성형 AI

21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를 분석해보면, 2026년을 앞둔 한국 제조업의 현주소는 ‘지표의 개선’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상태로 요약된다.

■ ‘내수’ 걱정 덜자 ‘환율·금리’ 파고 닥쳤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업들의 경영 활동을 제약하는 부정적 요인의 축이 이동했다는 점이다. 지난 분기까지만 해도 기업들의 최대 고민은 ‘내수 부진 및 재고 누증(56%)’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이 수치는 49%로 다소 완화됐다.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은 ‘금융시장(환율·금리)의 변동성 확대’였다. 이 응답은 전 분기 23%에서 이번 분기 43%로 급증했다. 매출 지표(86)와 시황 지표(84)가 전 분기 대비 상승 전환했음에도, 기업들이 체감하는 불안감이 여전한 이유다. 영업 활동이 개선되더라도 대외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반도체·바이오 선전, 소재는 부진… 양극화 뚜렷
회복의 온기는 업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첨단 산업과 전통 제조업 사이의 ‘K자형 양극화’ 흐름이 감지된다.

2026년 전망을 보면 바이오·헬스와 신산업 분야는 기준치(100)를 상회하며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 역시 올해(2025년)의 높은 매출 수준을 유지하거나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철강, 섬유, 정유 등 소재 부문은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1분기 전망에서 기계 부문(자동차 등)과 소재 부문(화학 등)이 3분기 만에 동반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 생존 키워드는 ‘AI를 통한 효율화’
한편,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체들은 AI 기술 도입의 기대 효과로 ‘자동화 지원(관리·검사)’과 ‘경영 의사결정 지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제조업계가 인력 부족과 경영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활용을 적극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 생산성 향상을 넘어, 관리와 판단의 영역까지 AI 기술을 접목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업종별 활용 사례 공유’와 ‘도입 비용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을 주문했다.

산업연구원의 이번 BSI 결과는 한국 제조업이 최악의 터널은 지났지만, 금융 변동성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2026년은 실물 경제의 회복세 속에서 대외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기업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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