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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직접 만든 예산·재난·민원 AI…‘AI 정부 실험실’ 첫 성과

조원갑 “작게 만들고 현장에서 시험해 검증 뒤 확산하는 새로운 행정혁신 방식”

공무원이 직접 만든 예산·재난·민원 AI…‘AI 정부 실험실’ 첫 성과 - 산업종합저널 FA
행정안전부 조원갑 인공지능정부정책과장(브리핑 영상 캡처)

정부가 공무원이 직접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행정서비스를 개발·검증하는 ‘AI 정부 실험실’ 시범운영 결과를 공개했다. 예산자료를 한 화면에서 비교하는 ‘나라 예산 한눈에’와 재난문자를 지도에 표시하는 ‘재난 문자 지도’, 생활 민원에 맞는 콜센터·담당 기관을 찾아주는 ‘모두의 민원콜’ 등 현장 밀착형 과제가 시제품 단계에서 이미 등장했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정부의 인공지능 전환은 거대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국민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과 공무원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업무를 AI로 더 빠르고 편리하게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원갑 인공지능정부정책과장은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공무원이 아이디어를 직접 작동하는 시제품으로 만들고, 효과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면 행정혁신의 속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작게 만들고, 현장에서 시험하고, 검증 뒤 확산”
AI 정부 실험실은 업무 담당 공무원이 대화형 코딩과 AI 코딩도구, 개방데이터, 공공 API를 활용해 반복 업무와 국민 불편을 개선하는 시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검증하는 공공 AI 전환(AX) 개발·검증 환경이다. 조 과장은 “기존 정보화사업 방식에서는 작은 업무 개선 아이디어도 별도 예산과 기획·개발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구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며 “AI 정부 실험실에서는 먼저 작동하는 시제품을 만들어 정말 필요한 기능인지, 현장에서 효과가 있는지,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을 “작게 만들고, 현장에서 시험하고, 검증한 뒤 확산하는 새로운 행정혁신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현재 시범운영에는 AI 역량 인증을 받은 ‘AI 챔피언’과 해커톤 우수자, AI 활용에 관심 있는 현업 담당 공무원 등 AI 역량과 현장 이해도를 갖춘 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운영 초기임에도 예산자료 검색, 재난정보 시각화, 민원 연락처 안내 등 국민 생활과 행정 현장에 밀접한 과제가 잇따라 등록돼 실험과 검증이 진행 중이다.
공무원이 직접 만든 예산·재난·민원 AI…‘AI 정부 실험실’ 첫 성과 - 산업종합저널 FA
재난문자지도메인 페이지?기간(시간) 별 재난문자 발송 현황 조회

예산 파일 대신 웹 대시보드…‘나라 예산 한눈에’
대표 사례 중 하나인 ‘나라 예산 한눈에’는 중앙관서 예산 설명자료를 자동으로 수집·변환해, 사업명·소관 부처·담당 부서·예산액·전년 대비 증감 현황 등을 웹 화면에서 검색·필터링·정렬할 수 있게 만든 대시보드다. 그동안 정부 예산 자료는 열린재정 등을 통해 공개돼 있었지만, 세부 사업을 확인하려면 기관별 한글(HWP) 파일을 내려받아 일일이 열어보는 수작업이 필요했다.

조 과장은 시연에서 “행정안전부 인공지능정부실 예산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세부사업 단위로 최소 20여 개 이상의 파일을 내려받아 직접 분석해야 했지만, 통합 대시보드에서는 부처와 부서를 선택해 예산 규모·증감 현황을 바로 정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내부 게시판에 공유된 뒤에는 “전체 예산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기 좋다”, “개별 파일을 열지 않고 바로 검색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직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재난문자를 지도에서 비교…‘재난 문자 지도’
‘재난 문자 지도’는 재난안전문자 공공 API를 기반으로 최근 발송된 재난문자를 지도와 목록으로 함께 보여주는 대시보드다. 기존 재난문자는 목록 형태로 제공돼 전체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재해 유형·기간·지역별 필터를 제공하고 시·군·구별 발송 현황을 지도 위에 시각화했다.

조 과장은 “호우가 발생했을 때 재난 담당자는 지역별 문자 발송 현황을 비교해 필요한 지역에 문자가 발송됐는지 확인하고, 추가 발송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관련 부서에서도 재난상황 업무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과제는 정보화사업으로 구축할 경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기능을, AI 실험실 환경에서 약 1~2일 수준의 개발로 시제품까지 구현한 사례로 소개됐다.

생활 민원에 맞는 콜센터 안내…‘모두의 민원콜’
세 번째 사례인 ‘모두의 민원콜’은 국민이 “임금체불 상담”, “여권 발급”, “불법주정차 신고”, “전세사기 상담” 같은 민원 내용을 한 문장으로 입력하면 관련 콜센터와 담당 기관을 관련도 높은 순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다. 위치 정보를 활용하면 현재 위치와 가까운 지방자치단체 생활민원 연락처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조 과장은 브리핑에서 “이 세 과제의 공통점은 여러 문서와 기관에 흩어져 있어 활용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국민과 공무원이 한눈에 찾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었다는 점”이라며 “AI가 거창한 미래 기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정보 탐색 시간을 줄이고 국민 불편과 행정 비효율을 개선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GitLab에 모으고, 내년 상반기 상용화 목표
현재 AI 정부 실험실에 등록된 과제는 예산·재난·민원 서비스를 포함해 수십 건 수준으로, 모두 실험·검증 단계의 시제품이다. 과제의 문서·소스코드·프롬프트 등 개발 산출물은 개인 PC나 개별 저장소가 아닌 공공 개발산출물 저장소(공공 GitLab)에 등록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조 과장은 “현재 등록된 과제는 곧바로 행정 현장에 적용하거나 대국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우수 과제에 대해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필요한 보완과 추가 검증을 거친 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초를 목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이 직접 만든 예산·재난·민원 AI…‘AI 정부 실험실’ 첫 성과 - 산업종합저널 FA
좌측부터 인공지능정책과 박인창 사무관, 정준우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

행안부는 AI 정부 실험실의 동시 접속 가능 인원을 2027년까지 3천 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AI 챔피언 교육 과정에 실험실 활용 실습을 포함하는 등 공무원의 자발적인 참여와 도전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박인창 인공지능정부정책과 사무관은 “현재는 약 200명 규모로 운영 중이며, 내년 예산에 반영해 동시 접속 인원을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수 과제를 발굴한 공무원에 대한 포상도 준비 중이다. 박 사무관은 “AI 실험실 이용자 포럼을 열 때마다 우수 과제를 선정해 소액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보상뿐 아니라 본인이 성장하고 명예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다각적인 인센티브를 종합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AI를 위한 AI가 아니라, 현장 아이디어를 위한 AI”
브리핑 말미에는 “재난 문자 지도처럼 이미 발송된 문자를 보는 서비스가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조 과장은 “오늘 소개한 과제들은 완성된 서비스가 아니라 가능성과 현장 활용성을 확인하는 시제품”이라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정준우 공공인공지능혁신과장은 “오늘 보여드린 것은 이런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며, 보고서 자동 작성처럼 반복적인 행정업무를 줄이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각 기관에서 ‘이 부분은 자동화됐으면 좋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과제들이 많고, 앞으로도 공무원이 직접 자신의 업무를 더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는 AI 활용 프로젝트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갑 과장은 “AI 정부 실험실이 지향하는 것은 ‘AI를 위한 AI’가 아니라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공무원의 아이디어를 국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 개선으로 더 빠르게 연결하는 것”이라며 “실험의 속도는 높이되, 행정서비스에 필요한 책임성과 안전성은 철저히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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