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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멤플레이션’이 밀어 올린 1분기 PC 출하량…수요 회복은 아직

맥북 네오가 보여준 ‘가격·성능’ 새 균형, PC 시장이 움직인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는 회복의 신호처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6,28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길었던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듯한 인상을 준다. 다만 가트너는 이 증가분이 실제 수요라기보다는 재고 확보와 가격 인상 우려에 따른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인사이트] 멤플레이션’이 밀어 올린 1분기 PC 출하량…수요 회복은 아직 - 산업종합저널 부품
개념 시각화 = 산업종합저널 (AI 활용)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멤플레이션(memflation)’이라고 부른다. DRAM과 NAND 플래시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기 직전, 제조사와 유통망이 향후 부품 가격 인상에 대비해 재고를 선제적으로 늘리면서 출하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가트너는 특히 마진이 낮은 보급형 제품군에서 재고 확충 움직임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당장 수요가 늘어서가 아니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어적 재고 관리가 출하 통계에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 흐름은 최근 몇 년간 반복돼 왔다. 2025년 1분기 역시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PC가 선제적으로 수입·출하되면서 실제 수요에 비해 수치가 높게 나타난 바 있다. 두 해 연속 비슷한 방식의 왜곡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PC 시장이 여전히 관세·부품 가격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라는 점이 드러난다. 출하량이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수요 회복에 대한 체감이 크지 않다는 업계 반응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업체별 구도는 대체로 안정적이다. 가트너 집계 기준으로 레노버, HP, 델, 애플이 1~4위를 유지했고, 에이수스(ASUS)가 에이서(Acer)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애플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의 맥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해 주요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도 0.8%포인트 상승했다.

가트너는 맥북 네오(MacBook Neo)에 대한 수요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고성능 제품을 앞세워 신규 맥 사용자와 교육 시장 수요를 끌어들였고,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 일부가 이 제품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통해 애플은 기존 충성 고객 외의 수요를 일정 부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과제는 이번 출하량 증가가 어느 정도까지 지속 가능한 흐름인지를 가늠하는 일이다. 재고 확보를 위한 출하 증가분은 이후 분기의 조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 역시 2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인상과 수요 조정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단기적인 출하 증가만으로 시장 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번 통계는 가격과 성능, 재고 전략이 결합된 새로운 경쟁 국면을 보여준다. 애플 사례에서 보이듯, 고성능 기기이면서도 가격 민감층이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을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향후 PC 시장에서 중요한 전략 변수가 되고 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부품 가격 상승, 제한된 소비 여력, 그리고 이를 고려한 각 제조사의 제품·가격 전략이 어떤 조합으로 나타나느냐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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