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취업자 증가 폭이 7만 명대에 머물며 고용 시장의 회복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 등 서비스업이 전체 고용 규모를 떠받치고 있으나,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 취업자가 대거 이탈하며 고용의 질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빈현준 사회통계국장(브리핑 영상 캡처)
국가데이터처 빈현준 사회통계국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4월 취업자가 2,896만 1,000명으로 2025년 4월 대비 7만 4,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을 밑돈 것은 16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고용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이 둔화됐음을 시사한다.
제조업·전문기술직 이탈 가속… 보건복지가 빈자리 메워
산업별 고용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6만 1,000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5만 4,000명), 부동산업(4만 9,000명) 등 공공 및 서비스 분야는 취업자가 늘며 전체 증가분을 견인했다. 반면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11만 5,000명이 줄었고, 제조업에서도 5만 5,000명이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농림어업 역시 9만 2,000명 줄어 산업 구조 재편과 인력 유출이 동시에 진행 중인 모습을 보여줬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6만 2,000명, 일용근로자가 2만 2,000명 증가했지만 임시근로자는 12만 7,000명 감소했다. 자영업 시장에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9만 9,000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4만 1,000명 늘어난 반면, 무급가족종사자는 2만 4,000명 줄었다. 전체적으로 상용·자영업 중심의 증가 흐름 속에 임시 일자리가 크게 줄어 고용 구조 변화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청년층 취업자 19만 명 감소… 60대 이상이 고용 견인
연령별로 보면 고령층 의존도가 한층 심화됐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18만 9,000명 늘어나며 전체 고용 증가를 이끌었고, 30대(8만 4,000명)와 50대(1만 1,000명)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미래 경제의 허리 격인 20대 취업자는 19만 5,000명 감소했고, 40대도 1만 7,000명이 줄어 중·청년층 고용 부진이 이어졌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7%로 2025년 4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재학·수강’ 인구가 9만 6,000명 늘고, 구직단념자는 35만 3,000명으로 1만 5,000명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청년이 노동시장 진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양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업률 2.9% 유지에도 비경제활동·‘쉬었음’ 인구 확대
4월 실업자는 85만 3,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2,000명 감소했고, 실업률은 2.9%로 2025년 4월과 동일했다. 실업자 수만 놓고 보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고용 여건 개선보다는 비경제활동인구로의 이동이 늘어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4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15만 2,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17만 4,000명 증가했다. 활동상태별로는 ‘재학·수강’(9만 6,000명)과 ‘가사’(6만 4,000명) 인구 증가가 두드러졌고, 취업준비자는 62만 6,000명으로 4만 3,000명 줄었다. ‘쉬었음’ 인구는 60세 이상에서 9만 2,000명 늘어 고령층 중심의 비경제활동 확대로 이어졌다.
고용의 질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는 8.3%로 0.4%포인트 하락했고,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도 16.1%로 0.7%포인트 낮아졌다. 겉으로는 지표가 다소 개선된 모습이지만, 저축·재학·가사 등 비경제활동 확대와 맞물려 해석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빈현준 사회통계국장은 “보건복지업, 예술·스포츠·여가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상용직 중심의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전체적인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달보다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수출 호조에도 제조업·전문기술 분야 고용이 살아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과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 가속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구조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