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20일 개막한 ‘AWS 서밋 서울 2026(AWS Summit Seoul 2026)’은 에이전틱 AI(Agentic AI,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인공지능)를 전면에 내세운 국내 최대 클라우드·AI 컨퍼런스다.
2006년 아마존 S3 출시로 클라우드 시대를 연 지 20년, 2016년 서울 리전(Region) 개소 10주년을 맞은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Korea, 이하 AWS)는 이날 한국 산업 생태계를 재편할 ‘피지컬 AI(Physical AI)’ 전략을 공개하며 다음 20년의 비전을 내놓았다.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 전면 배치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서밋에는 2만 5,000명 이상이 참석 등록을 마쳤다. 핵심 화두는 ‘에이전틱 AI’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의응답에 머물렀다면, 에이전틱 AI는 기업의 복잡한 워크플로를 스스로 계획·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함기호 AWS 코리아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AI 주도 개발(AI-Driven Development Lifecycle, AI-DLC)과 피지컬 AI를 축으로 한 AWS의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AI-DLC는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에서 AI가 요구사항 정리, 설계, 코드 작성, 테스트 계획 수립 등을 지원하고, 사람은 검증·감독·최종 의사결정을 맡는 협업형 개발 방법론이다. LG전자 MS사업본부는 AI-DLC 도입으로 개발 생산성을 약 2배 끌어올렸고, CJ 올리브영은 3일간의 워크숍에서 5개 프로젝트의 최소기능제품(MVP)을 완성한 사례를 소개했다.
에이전틱 AI 영역에서는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 에이전트코어를 기반으로 각 기업이 자사 업무에 특화된 에이전트를 빠르고 안전하게 구축하는 전략이 소개됐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21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삼성 어카운트(Samsung Account)에 자율 클라우드 운영 에이전트를 도입해 장애 복구 시간을 90% 이상 단축했고, 장애 감지 시간을 10분 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함 대표는 AI가 디지털 영역을 넘어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는 흐름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AI 칩 스타트업,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 제조·물류·헬스케어·방산 산업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갖추고 있으며, 정부가 2030년 피지컬 AI 세계 1위 달성을 국가 목표로 내세우고 관련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AWS는 이날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학습·시뮬레이션·엣지 추론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피지컬 AI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2조 6,000억 원 투자… 한국을 글로벌 AI 전초기지로
존 펠튼(John Felton) AWS 최고 재무 관리자(CFO)는 기조연설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AWS는 2018년부터 2031년까지 한국에 누적 12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단일 외국 기업의 그린필드(직접 투자) 중 역대 최대 수준으로, 1만 2,300명의 신규 고용, 15조 원 규모 국내총생산(GDP) 기여, 30만 명 이상의 클라우드 기술 교육 이수 효과가 기대된다.
펠튼 CFO는 이 투자 계획이 단순한 인프라 확장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반도체·제조·금융 산업 기반, 높은 기술 역량, AI 강국을 목표로 하는 정부 정책이 결합된 한국을 글로벌 AI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인공지능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스스로 추론하고 계획을 세우며 워크플로를 실행하는 AI가 본격화되면, 한국이 강점을 갖는 제조·물류·콘텐츠·금융 등 여러 산업에서 커리어 생애 최대의 경제적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뷰티·미디어… 산업 현장으로 들어가는 AI
코엑스 현장 엑스포(EXPO)에는 AWS 20주년 특별 부스와 ‘AWS 포 인더스트리(AWS for Industries)’ 존, 피지컬 AI 라운지 등이 마련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퍼시픽 뷰티 컨시어지(AMOREPACIFIC Beauty Concierge)’를 통해 아마존 베드록과 아마존 세이지메이커(Amazon SageMaker)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뷰티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연하고, CJ 올리브영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 사례를 공유한다. KBS+A LIVE 부스에서는 베드록 에이전트코어 기반 AI 영상 편집 및 콘텐츠 인사이트 분석 솔루션이 소개된다.
피지컬 AI 라운지에서는 로아이(ROAI), 컨피그(Config), 뉴빌리티 등이 참여해 에이전틱 AI와 로봇·물류 시스템을 결합한 사례를 선보인다.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며 축적한 AWS의 운영 경험이 국내 기업의 하드웨어·제조 기술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개발자를 위한 디벨로퍼 라운지(Developer Lounge)에서는 차세대 AI 개발 도구 ‘키로(Kiro)’를 통해 프롬프트 기반 설계·코드 생성 등 AI 지원 개발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제이슨 베넷(Jason Bennett) AWS 글로벌 스타트업 부문 부사장은 개발자가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전 과정을 가속화하는 에이전틱 도구와 서비스를 소개했다. 그는 레거시 시스템 현대화를 지원하는 ‘AWS 트랜스폼(AWS Transform)’을 통해 메인프레임·VM웨어 환경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런타임 전환을 자동화하는 사례를 발표하고, 국내 스타트업 놀유니버스가 150만 줄 규모 레거시 코드를 10시간 만에 전환해 6주 프로젝트 기간 동안 개발 생산성을 3배 높이고 비용을 50% 절감한 사례를 공유했다.
AWS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이 AI 칩 스타트업부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까지 아우르는 역동적인 피지컬 AI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국내 기업들이 AWS 인프라와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비즈니스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