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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인데요, 긴급 수의계약입니다” … 공공기관 사칭 피싱 기승

한전 “모든 계약은 전자조달시스템으로만 진행… 선결제·대리구매 요구 시 즉시 확인 필요”

"기존 거래업체와 전산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업종과 무관하게 긴급 수의계약이 가능하니, 지정된 곳에서 물품을 먼저 구매해 납품해 주시면 5일 안에 대금을 정산하겠습니다"

최근 한전(KEPCO)을 사칭하는 사기 조직이 활용하는 대표적인 멘트와 수법이다. 단순 보이스피싱을 넘어 공공기관의 '수의계약'을 미끼로 기업 간 거래(B2B) 구조를 악용하는 지능형 피싱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

“한전인데요, 긴급 수의계약입니다” … 공공기관 사칭 피싱 기승 - 산업종합저널 전기
산업종합저널 그래픽 = AI 활용

'위조 발주서'와 '대리구매'의 덫
사기 일당의 수법은 치밀하다. 한전 직원 명함과 공식 로고가 박힌 위조 발주서, 가짜 사업자등록증을 이메일로 발송해 신뢰를 얻는다. 이후 "타 업체와 수의계약 한도가 초과했다"거나 "대리구매 후 납품해 달라"며 피해 업체가 취급하지 않는 특정 물품의 긴급 납품을 요구한다.

핵심은 '가짜 업체'로의 송금 유도다. 사기 일당이 소개한 허위 업체에 선구매 명목으로 대금을 입금하면 그대로 잠적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과의 거래 실적이 절실하거나 매출 압박을 받는 영세 중소업체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든 결과다.

"전화·이메일 계약은 100% 의심"
이 같은 사칭 시도가 잇따르자 한전은 방어망 구축에 나섰다. 최근 3년간 계약 이력이 있는 2만 1,000개 협력사에 주의 안내 메시지를 발송하고, 전자조달시스템(SRM) 전체 회원사를 대상으로 경고문을 띄웠다. 본사 계약 부서의 공식 연락처를 시스템 전면에 배치해 하루 평균 수십 건에 달하는 의심 문의를 실시간으로 검증하고 있다.

한전의 모든 계약 업무는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정해진 입찰 절차를 거쳐 전자조달시스템 안에서만 진행된다. 전자조달시스템 밖에서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긴급 수의계약이나 구매대행을 요청하며 물품 선결제 등을 요구하는 행위는 공식 절차상 있을 수 없다.

한전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협력사에 타 업체의 물품 대납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시스템 밖에서 이뤄지는 '긴급 수의계약' 요청은 피싱 범죄의 명백한 신호인 만큼, 즉시 본사 담당 부서에 교차 검증을 요청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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