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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불법외환거래 7조2,000억 원 적발

2조5000억 원 불법송금에 보이스피싱·도박 자금 포함

상반기 불법외환거래 7조2,000억 원 적발 - 산업종합저널 FA
박헌 관세청 차장(이브리핑 영상 캡처)

관세청이 올해 상반기 7조2000억 원 규모의 불법외환거래를 적발했다. 가상자산과 환치기 등을 이용해 수출대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거나 법정 한도를 넘겨 해외로 송금한 사례가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상반기 불법외환거래 792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재산 국외도피와 불법송금 등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외환검사를 벌인 결과다.

박헌 관세청 차장은 “외화 유동성과 환율 안정을 저해하는 불법외환거래를 집중 단속 분야로 선정했다”며 “외화를 직접 유출하는 행위뿐 아니라 외화 유입을 약화시키고 외환당국의 감시를 어렵게 하는 변칙 무역결제도 점검했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이 관련 법령과 신고 절차를 지키면서 환율 위험을 관리하거나 수출대금 회수 시기를 조정하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단속 대상이 아니라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가장 큰 적발 사례는 소액 해외송금업자의 불법송금이다. 해당 업체는 제3자 명의로 만든 가상계좌에 송금 의뢰인의 자금을 받은 뒤 법정 한도를 넘겨 모두 2조5000억 원을 해외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에는 보이스피싱과 도박 등 범죄수익도 포함된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소액 해외송금은 당시 기준으로 건당 5000달러, 1인당 연간 5만달러까지만 허용됐다. 연간 한도는 지난해 12월 관련 규정 개정에 따라 현재 10만달러로 늘었다.

가상자산을 이용해 수출대금을 우회 수령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 중고차 수출업체는 약 900억 원의 수출대금을 달러 등 법정 지급수단으로 받지 않고 가상자산으로 수령했다.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관세청의 판단이다.

또 다른 업체는 캄보디아 현지 법인에 빌려준 자금으로 토지를 매입한 뒤 발생한 매각대금 가운데 약 108억 원을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가족 명의 해외계좌에 나눠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현지 법인에서 받아야 할 외상매출금 66억 원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은 채 장기대여금으로 전환하고 해외직접투자 신고를 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상반기 불법외환거래 7조2,000억 원 적발 - 산업종합저널 FA
자료=관세청

관세청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외환거래가 늘어나는 데 맞춰 조사 체계도 보강하기로 했다. 서울세관 조사2국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거래를 분석하는 전담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외환 조사와 검사 경험이 있는 인력을 모아 의심 거래를 찾는 분석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허범석 관세청 외환조사과장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거래는 개별 수사만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법과 제도, 분석 시스템을 함께 갖춰야 하는 문제”라며 “현장에서 확인한 제도적 공백을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필요한 권한을 확보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가상자산 사업자를 외국환업무 취급기관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검사 권한을 관세청에 부여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다. 관련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면 연내 제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차장은 “최근 외환시장의 급격한 불안은 다소 진정됐지만 과거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불법적인 외화 유출과 변칙 거래를 엄정히 단속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허은철 기자 기자 프로필
허은철 기자
echheo@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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