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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그래픽] 한국 서비스 수출의 민낯…디지털 경쟁력, 10대 수출국 중 최하위

해외법인 거래·제조업까지 반영하자 경쟁우위 2개 분야뿐…지식재산권 사용료는 개선 흐름

세계 무역의 무게중심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다시 디지털 서비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지만 한국의 수출 구조는 여전히 제조업에 깊이 기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통계에서 포착하지 못했던 해외법인 거래와 제조업 수출까지 함께 반영하자 한국 서비스산업의 경쟁우위는 유통과 운송 등 일부 분야에 그쳤다.
[뉴스그래픽] 한국 서비스 수출의 민낯…디지털 경쟁력, 10대 수출국 중 최하위 - 산업종합저널 FA
그래픽=AI 생성 이미지

산업연구원이 세계무역기구의 공급모드별 서비스 무역 통계인 TISMOS를 활용해 주요 10개 수출국을 비교한 결과 2020~2022년 한국의 서비스 수출액은 연평균 3,094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은 2조7,140억 달러, 중국은 1조3,510억 달러, 독일은 1조2,010억 달러였다. 한국은 이탈리아와 함께 비교 대상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디지털서비스 분야의 격차는 더 컸다. 한국의 디지털서비스 수출은 연평균 1,250억 달러로 10개국 중 가장 적었다. 미국은 1조8,710억 달러로 한국의 약 15배에 달했다. 미국은 전체 서비스 수출에서 디지털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68.9%로 가장 높았다.

수치는 보고서 서두에 제시된 2025년 디지털 전달 서비스 수출액과는 기준이 다르다. 디지털 전달 서비스 통계는 국경 간 전송 등 일부 공급 방식만 반영한다. 반면 TISMOS는 기업이 해외법인이나 지점 등을 통해 현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업적 주재’까지 포함한다. 해외 진출이 활발한 서비스산업일수록 TISMOS 기준 수출 규모가 크게 잡히는 이유다.

산업연구원은 기존 분석이 한국의 서비스 수출경쟁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존 연구 상당수는 서비스 무역만을 놓고 현시비교우위지수를 산출했다. 이번 보고서는 해외법인 거래를 포함한 서비스 무역과 제조업 수출을 함께 반영했다.

분석 결과 한국이 수출특화와 비교우위를 동시에 확보한 분야는 전체 14개 서비스 분야 중 무역관련서비스와 운송 두 곳뿐이었다. 비중으로는 14.3%다. 독일은 50.0%, 일본과 중국은 각각 35.7%였다. 디지털서비스 4개 분야에서는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한 분야가 하나도 없어 10개국 중 유일하게 0%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제조업을 포함한 전체 수출 구조 안에서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상품 수출은 세계 8위 수준이지만 서비스 수출과 디지털서비스 수출은 각각 세계 18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조업 수출 규모가 큰 만큼 서비스산업이 같은 수준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훨씬 높은 수출 성과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 시장의 흐름은 한국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 서비스 무역은 2010년 4조 달러에서 2025년 9조6,000억 달러로 2.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상품 무역 증가 폭은 1.7배였다. 디지털 전달 서비스 무역은 1조6,000억 달러에서 5조3,000억 달러로 3.3배 증가했고 전체 서비스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2%에서 54.5%로 높아졌다.

코로나19는 이런 변화를 더 빠르게 만들었다. 전통 서비스 무역은 이동 제한 여파로 크게 위축됐지만 디지털 전달 서비스는 2020년과 2021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서비스 수출의 디지털 전환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세계 교역 구조의 변화로 굳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에서도 가능성이 확인되는 분야는 있다. 지식재산권 사용료의 무역특화지수는 -0.36에서 -0.18로, 현시비교우위지수는 0.57에서 0.69로 개선됐다. 아직 수입이 수출보다 많고 비교우위도 확보하지 못했지만 두 지표가 함께 상승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한류 콘텐츠 지식재산권과 제조업 특허·기술료 수출 확대를 지식재산권 분야 개선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서비스 수출을 넓히려면 콘텐츠 자체의 해외 판매뿐 아니라 저작권과 기술 사용료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책 방향도 서비스기업의 해외 직접 진출에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제정해 지원의 법적 근거와 컨트롤타워를 마련하고, 콘텐츠와 관광 중심의 지원을 고부가 디지털서비스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K-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 기업의 해외법인 설립과 현지 진출에 대한 행정·금융 지원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TISMOS 분석에서 확인됐듯 서비스 수출은 국경을 넘어 직접 판매하는 방식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해외 현지 법인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수출 전략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통계 기반을 정비하는 일도 필요하다. 기존 국제수지 통계와 TISMOS는 측정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으로 서비스 무역의 전체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다. 해외법인 매출과 현지 서비스 제공 실적을 함께 볼 수 있는 통계체계를 갖춰야 정책 효과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고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서비스산업의 수출경쟁력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해외법인을 통한 서비스 무역까지 포함해서 봐야 한다”며 “디지털서비스 분야에서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과 해외 직접진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상품을 잘 파는 나라지만 아직 서비스를 잘 파는 나라는 아니다. 세계 무역이 디지털과 지식재산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제조업의 성과만으로 수출 경쟁력을 설명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김보영 기자
cchby@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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