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상장 중견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함께 개선됐지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높아졌다. 매출원가 비중 하락으로 본업 수익성이 좋아진 가운데 외화환산이익 증가가 세전이익을 추가로 끌어올렸다. 제조업에서는 매출 증가와 함께 부채·차입 부담도 커져 실적 회복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상장 중견기업 경영 분석’에 따르면, 상장 중견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6.2%로 전년 동기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총자산증가율은 7.0%로 2.4%포인트 높아졌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9%로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이 지난해 1분기 77.9%에서 올해 1분기 76.6%로 낮아진 영향이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11.6%로 3.5%포인트 올랐다.
다만 두 이익 지표를 같은 성격으로 보기는 어렵다. 영업이익률 개선은 원가율 하락에 따른 본업 수익성 개선 신호로 볼 수 있다. 반면 세전순이익률 상승 폭에는 외화환산이익 증가가 반영됐다. 기말 환율로 외화 자산과 부채를 다시 평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외화환산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조6009억원 늘었다.
세전이익이 늘었다고 해서 그 증가분 전체를 제품 판매 확대나 생산성 향상에 따른 경영성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상 이익은 기업의 본업 수익성이나 현금창출력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제조업은 성장과 재무 부담이 함께 확대된 모습이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6.5%로 전년 동기보다 4.8%포인트 상승했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8%로 1.0%포인트 올랐다. 세전순이익률도 10.0%로 3.2%포인트 개선됐다.
동시에 제조업 부채비율은 71.2%로 2.3%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도 17.0%로 0.4%포인트 높아졌다. 제조업 총자산증가율은 7.5%를 기록했으며, 당좌자산은 12조6291억원, 재고자산은 2조9465억원 늘었다.
이 지표만으로 재고 증가와 차입 확대의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매출 확대에 대비한 운전자금 확보일 수도 있고, 공급망 대응이나 생산 준비 과정에서 재고가 늘어난 결과일 수도 있다. 반대로 수요 둔화 속에서 재고가 쌓이거나 차입금이 늘어난 것이라면 향후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제조업은 제조업보다 수익성 개선 폭이 컸다. 매출액증가율은 5.5%로 전년 동기보다 4.7%포인트 상승했고, 총자산증가율은 5.9%로 3.2%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0.4%로 2.0%포인트, 세전순이익률은 15.2%로 4.2%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 부채비율은 66.2%로 0.1%포인트 올랐지만, 차입금의존도는 12.8%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제조업과 달리 차입 부담은 소폭 완화된 반면 수익성은 더 크게 개선된 셈이다.
상장 중견기업 전체의 부채비율은 69.5%로 전년 동기보다 1.6%포인트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는 15.6%로 0.2%포인트 높아졌다. 매출과 이익의 회복이 재무 안정성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김현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상장 중견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이 우리 경제의 성장 역량을 확인한 지표라고 평가하면서, 투자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재무 안정성 약화를 완화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과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상장 중견기업의 성적표는 매출과 이익의 회복 신호, 그리고 재무 부담 확대라는 두 흐름을 함께 보여준다. 원가율 하락으로 영업수익성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세전이익 증가에는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환산이익도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에서 늘어난 재고와 차입이 향후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금융비용 증가와 재무구조 악화로 돌아올지가 다음 분기 성적표의 핵심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