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스스로 취약점을 찾고 공격 코드까지 만드는 시대, 방어 체계 역시 자동화를 넘어 자율보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보안 전문가와 기업,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AI 보안의 위협과 대응 전략을 논의한다.
제20회 국제 시큐리티 콘퍼런스(ISEC 2026)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ISEC 2026은 12일까지 이틀간 코엑스 Hall D와 오디토리움, 아셈볼룸에서 ‘AI로 구현하는 자율 보안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AI가 보안 업무의 단순 자동화를 넘어 보안 경보 분석과 대응 절차 수행까지 맡는 AI 에이전트 기반 자율보안으로 진화하는 흐름에 주목했다. AI가 보안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한편, 공격자에게는 취약점 탐색과 피싱, 악성코드 제작 등을 빠르게 자동화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화두다.
행사에서는 섀도우 AI 통제, 대규모 언어모델(LLM) 보호, AI 기반 탐지·대응, 공급망 보안, 제로트러스트, 운영기술(OT) 보안, 양자보안 등 AI 전환기에 부상한 보안 의제가 다뤄진다. 양일간 총 22개 트랙, 124개 세션이 운영되며, 국내외 보안기업들이 참여하는 전시와 시연도 함께 진행된다.
첫날 키노트에서는 AI 환경을 지키는 동시에 AI를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제시된다. 김수영 포티넷 상무는 ‘AI를 지키고, AI로 지킨다’를 주제로 섀도우 AI 통제와 LLM 보호, AI 기반 실시간 탐지·대응 방안을 발표한다. 해커원의 아데오 존 부사장과 그룹아이비의 레이몬드 반 데르 벨데 최고제품책임자도 AI 시대 취약점 관리와 위협 인텔리전스 기반 대응 전략을 소개한다.
둘째 날에는 국내 주요 기업의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보안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자율 AI 위협의 시대, CISO가 말하는 K-시큐리티 현주소’를 주제로 금융·에너지·서비스 분야의 보안 책임자와 보안기업 전문가들이 산업 현장의 과제와 국내 보안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에 부여하는 권한과 통제 방식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기업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 에이전트에 광범위한 시스템 접근 권한을 맡길 경우, 오작동이나 공격 악용 가능성까지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업계는 인증과 권한 관리, 행위 검증 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AI 기반 취약점 분석의 한계도 논의된다. AI가 소스코드에서 취약점 후보를 빠르게 찾을 수는 있지만,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악용 가능한지 판단하려면 설정과 배포 환경, 운영 방식 등을 포함한 검증과 침투 테스트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시행사도 다채롭게 마련됐다. 11일에는 ‘2026년 제3차 CPO 워크숍’, ‘2026년 전국 공무원 사이버보안 콘퍼런스’, ‘글로벌 금융범죄 위협과 K-보안 협력모델’, ‘물리보안 분야 도메인 지식 교육’, ‘사이버보안 마켓브릿지 투자 간담회’, ‘ISEC Training Course’ 등이 열린다.
12일에는 ‘제13회 CISO 역량강화 워크숍’, ‘2026 양자보안 콘퍼런스’, ‘2026년 서울시 사이버보안 콘퍼런스&개인정보보호 워크숍’, ‘2026 해양 사이버보안 콘퍼런스’, ‘패스워드리스 얼라이언스 포럼 콘퍼런스 2026’, ‘ISEC Training Course’ 등이 이어진다.
KAIST 사이버보안연구센터와 보안뉴스가 공동 주최·주관하는 ISEC 트레이닝 코스에서는 LLM과 검색증강생성(RAG)을 활용한 사이버 위협 예측, AI 에이전트 구축 등을 주제로 실습 교육을 진행한다.
ISEC 2026은 AI를 도입할지 여부를 넘어, AI에 어디까지 권한을 부여하고 그 판단과 행동을 어떻게 검증할지를 묻는 자리다. 자율형 AI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기술 도입과 통제 체계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 보안 현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