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에 힘입어 7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업계는 연간 400만 대 이상의 국내 생산기반 유지와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산업통상부는 1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서 박동일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자동차업계 간담회를 열고 7월 산업 동향과 하반기 전망, 미래차 전환, 완성차·부품업계 상생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현대자동차, 한국지엠,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4사와 자동차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연구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7월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 늘어난 62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7월 자동차 수출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23년 7월의 59억 달러였다.
수출 증가의 중심에는 친환경차가 있었다. 친환경차 수출액은 25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수소차 수출액은 31.9% 늘어난 9억 4,000만 달러, 하이브리드차 수출액은 22.2% 증가한 16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내연기관차 수출액은 36억 5,000만 달러로 3.1% 감소했다.
시장별로는 북미와 유럽연합(EU)의 수요가 수출 회복을 이끌었다. 북미 수출은 32억 5,000만 달러로 18.0%, EU 수출은 8억 8,000만 달러로 23.5% 각각 증가했다. 중동 수출도 4억 3,000만 달러로 12.7% 늘며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이번 수출·생산 증가에는 기저와 조업일수 효과도 반영됐다. 주요 완성차 업체의 하계휴가 시점이 지난해 7월에서 올해 8월로 옮겨가면서 7월 생산일수가 늘었고, 이에 따라 생산량은 35만 2,000대로 전년 동월보다 11.3% 증가했다. 수출 호조를 친환경차와 SUV의 견조한 해외 수요만으로 해석하기보다, 휴가 일정 변화에 따른 일시적 생산 확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수 판매는 13만 9,000대로 0.5% 늘어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친환경차 판매량은 8만 4,000대로 전체 내수 판매의 약 60%를 차지했다. 전기차 판매는 3만 6,000대로 전년 동월보다 47.5% 증가해 국내 시장에서도 전동화 수요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업계가 주목한 과제는 수출 실적보다 중장기 경쟁력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기업의 급성장으로 글로벌 전기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연간 400만 대 이상의 안정적인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이는 완성차 생산량의 문제가 아니라 부품 협력사, 지역 일자리, 연구개발, 물류·정비 등 연관 산업 전반의 기반을 유지하는 문제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전동화는 부품업계에는 기회이자 구조 전환의 부담이다. 전기차는 엔진·변속기 중심의 내연기관차와 부품 구성 및 기술 수요가 달라 기존 협력사의 사업 재편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부품사의 미래차 기술 전환, 생산성 향상을 위한 AX(인공지능 전환), 인력 재교육, 판로·금융 지원이 병행돼야 완성차와 부품업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데 참석자들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동일 산업정책실장은 미래차 전환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지형이 바뀌는 상황에서 정부와 완성차사, 부품업계가 ‘원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생산과 수출 여건을 점검하며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완성차 업계에는 노사 소통과 부품사 상생협력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7월 실적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친환경차 수출을 기반으로 일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기차 가격 경쟁과 기술 경쟁이 동시에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기 수출 증가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국내 생산의 안정성, 부품업계 전환 역량, 공급망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정책과 민간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