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에 신규택지 10만호를 포함해 23만호+α를 추가 공급한다. 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최대 31개월 줄이고 조기에 착공하는 민간 사업장에는 금융·세제 혜택을 집중한다. 주택 공급에 필요한 자금은 적극적으로 풀되 투기 목적의 주택대출은 계속 조이는 ‘선별 금융’도 병행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등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2년 이후 이어진 착공 부진이 최근 주택 수급 불균형을 키웠다고 판단했다.
대책의 방점은 공급 물량보다 ‘착공 속도’에 찍혔다. 정부는 인허가와 보상 등 절차를 병행해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 이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3기 신도시 등 기존 택지에서 8만9,000호의 착공 시기를 1~2년 이상 앞당긴다.
신규 공공주택지구에서는 10만호 이상을 공급한다. 서울 강서와 남양주 도심, 경기 광주 등 이날 공개된 3개 지구 2만7,000호는 3~4년 안에 착공할 계획이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7만3,000호 이상 후보지도 있다. 김 장관은 브리핑에서 “지방정부와 협의가 끝났고 실제 진행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주민 공람 등 행정절차 때문에 공개 시점만 늦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 이전 실제 착공 물량을 놓고는 정부도 숫자를 구분했다. 김 장관은 “현재 확정된 2030년 이전 착공은 약 12만호”라며 신규택지 10만호 가운데 구체적인 착공 물량은 지구 지정 단계에서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내건 23만호+α가 모두 2030년 이전 착공 물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태릉CC와 과천 경마장·방첩사 등 1·29 대책 부지는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029년 착공을 추진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서울 내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장관은 미공개 신규택지와 그린벨트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유추해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토부는 구체적인 후보지는 공공주택법상 사전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민간 공급을 끌어내기 위해 금융도 대폭 투입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자금지원 규모는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α로 확대한다. PF 공적보증은 올해 23조원, 내년 33조원까지 공급한다. 캠코 PF 정상화펀드 3조원과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5조원, 금융업권 자체펀드 10조원도 활용한다.
서울·경기에서 2027년 안에 착공하는 사업장에는 PF 대출 이자의 1%포인트를 지원한다. 2028년 착공 사업장은 0.5%포인트를 지원한다. 김 장관은 신축 주택에 투입되는 자금에 대해 “부동산 금융이라기보다 생산적 금융에 더 가깝다”며 공급을 빨리할수록 혜택을 키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대출 규제는 유지한다. LTV·DSR과 주택가격에 따른 대출한도 등 기존 규제 기조는 유지하면서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는 1.5%에서 3% 수준으로 높인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필요한 이주비·잔금대출과 청년·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자금 수요를 반영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투기적 수요는 철저히 차단하고 주택 공급은 촉진하며 실수요자는 핀셋 지원한다는 원칙은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늘어난 대출 여력을 주택 공급과 청년 주거 안정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스스로 꼽은 대책의 관건은 실행이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대책 발표는 문제 해결의 시작이고 관건은 실행”이라며 공급과 실행·속도, 범정부 총력전을 세 가지 핵심어로 제시했다. 정부는 국무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범정부 주택 신속공급 점검회의’를 신설하고 사업별·지구별 진행 상황을 주 단위로 관리하기로 했다. 공급 숫자를 늘어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착공 시점을 얼마나 앞당기느냐가 이번 대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